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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경 Apr 08. 2020

혼돈의 시대, 파도를 타고 넘으세요!

70년 대 생 언니들의 조언


  지금까지 인간 세계에 없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초토화시키고 있습니다. 일상의 변화가 끝이 어딘 지 모르는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앞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젓습니다. 사실 미래를 본다는 것은 신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우린 위기를 지나온 과거에서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가 겪은 '지금까지 없었던 일'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 봅니다.


  저는 70년대에 태어나, 개발도상국인 대한민국에서 자라,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를 지켜봤습니다. 모두,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IMF 때엔 우상향 그래프만 그리던 성장의 시대가 막을 내리며 수없는 회사들이 부도가 났습니다. '아빠'들 역시 밥줄이 끊겼습니다. 저 역시 직장이 사라져 실직자가 되었습니다. 영화 '국가 부도의 시대'가 이 시기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슬픈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힘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매머드 급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데도 아름드리 느티나무처럼 끄떡없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비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궁금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내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직장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2004년부터 사업자등록을 하고 제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가끔 한 개씩 나가던 택배가 하루에 130개 나갈 만큼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제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IT에 대한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뤄지던 시기라, 운이 좋았습니다. 그 여세를 몰아, 2008년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도전했는데, 하필이면 그 해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그땐 임대인에게 쫓겨나는 상가 임차인이 되었습니다.


  그 경험에서 저는 가지고 있는 달걀을 여러 개로 나눠 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원래 하던 도소매 비즈니스에, 이사하며 집을 고친 경험을 바탕으로 인테리어 디자인 비즈니스로 확장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서비스와 재화를 제공하는 회사는 들판의 쑥부쟁이처럼 어디에나 한 가득 있으니까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 호기심 안테나가 반응하는 분야는 '아름다움'과 '실용성', 즉 디자인입니다. 그래서 으아리처럼 뻗어나가는 관심사를 글로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3년이 지나니, 브런치 독자님들이 알고 계신 것처럼 세 권의 책을 탈고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달걀을 나누어 담았기 때문에, 책을 계약하면 글을 쓰고, 그게 끝나면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하고, 그게 끝나면 신상품을 개발하는 식으로, 파도를 타며 공치는 날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코스피에 상장하는 큰 회사는 힘들더라도, 100년 동안 문을 닫지 않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넘긴 회사는 올해로 만 16년째 숨을 쉬고 있고, 이제 84년 정도 더 견디면 됩니다.




  함께 그 시대를 살며 경험하고 기억하는 일들을 문화라 이야기한다면, 70년대 생 언니들의 경험이야말로 세상에 없던 일들을 하며 걸어온 개척의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하던 시기 여성으로 태어나, 태어남과 동시에 의문의 1패를 안고 시작해, 여자라는 이유로 초등학교 때는 반장이 아니라 부반장을 했고, 고등학교 때는 학원 독서실에서 쫓겨났습니다.


  여성은 두 배로 잘해야 한다는 불문율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그나마도 결혼하면 퇴직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언니, 친구, 동생들이 있습니다. '남녀차별'이라는 둑을 향해 끊임없이 망치질을 했다고 할까요. 덕분에 70년대 생 언니들은 맷집이 셉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하늘을 향해 로켓처럼 날아가기도, 땅을 향해 곤두박질치기도 하며 여기까지 왔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동시대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유기체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혼란의 시대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대범한 서퍼가 되어 높은 파도에 온몸을 맡기는 수밖에요.


  '지금까지 없었던 일'을 처음 겪는 동생들에게는 이 또한 뭔가를 배우는 좋은 시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말해 봅니다. 세상의 동아줄이 모두 끊어진 기분이 들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자가 새끼를 벼랑으로 내 던지듯, 나를 한계까지 던지는 극한의 경험이 나를 키웁니다. 휘몰아치는 비바람은 뿌리가 땅속으로 깊게 활착 하도록 돕고, 물관과 체관이 힘차게 뻗어가도록 돕습니다.


  그렇게 넘긴 여러분의 경험을 꺼내 아낌없이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도와야 합니다. 소중한 지식과 경험도, 동시대적인 언어로 소통해야 살아 숨 쉬는 지식이 됩니다. 유튜브 역시 하나의 언어입니다. 여기, 각자의 경험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 세 명의 언니들이 있습니다.


  한 명은 KBS 공채로 25년 간 한 번의 방송사고 없었던 방송인 오유경 아나운서, 다른 한 명은  16년 동안 자기 브랜드 더리빙 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작가이자 디자이너 정재경, 다른 한 명은 향기로 긍정심리를 전하는 향기 작가 한서형입니다. 경험을 나누려는 70년 생 언니들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지식이 되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tJ720cxLAqgKHKWYVQJ9g?sub_confirmation=1

https://www.youtube.com/channel/UCellnKG29-2GNZp0MoQ8r4Q?sub_confirmation=1


https://www.youtube.com/channel/UCKy3cwIe5pu8F_3efxhFzRQ?sub_confirmation=1

  좋은 콘텐츠는 곧 좋은 삶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는 온전히 내가 정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삶이라는 것은 죽음 앞에 이르러야 비로소 좋은 삶을 살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사회도, 국가도 코로나 19를 통해 얻는 경험치로 레벨업 되길 바랍니다. 패권이 대한민국으로 이동해, 세계인이 영어 대신 한국어를 배우는 상상을 해 봅니다. 그런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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