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하러 나가야 하는 시간인데 빗줄기가 굵어진다. 마음 한 켠에서는 ‘올레!’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운동화를 신고 뛰고 싶은데, 오늘은 현장 마감 날이니 여유 시간이 없다. 말린 매트를 두르르 펴고 요가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내리는 비와 현장 마감날이라는 핑계로 달리기를 건넜다. 인테리어 현장에서는 마지막 날, 풀어헤쳐 두었던 공구함과 마감재들을 싹 걷어 나가는 폐기물 처리와 함께 입주 청소가 이루어진다. 타일, 시멘트, 마루, mdf, 석고보드 등 각 공정에 사용된 재료들을 폐기한 후 먼지를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
입주 후엔 수정 보완하기가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우니, 오늘 모든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해 아무 일도 없었던 집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늦을 수가 없었다 위로한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지 못할 이유는 백만 스물세 가지도 댈 수 있다.
서둘러 준비하고 나오는데, 움직이는 와이퍼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직경이 작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서 조금이라도 달리고 올 걸. 다음에 같은 상황이라면 달리자고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