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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우 Jan 10. 2021

방콕 11년차, 박민우가 추천하는 호텔들(5성급 위주)

코로나에서 해방되는 날 이곳에서 머물러 보시는 건 어때요?  

1 태국의 신라호텔 - 수코타이 방콕 


오성급 호텔 중에서도 방의 크기, 분위기, 로비의 아름다움은 수코타이 호텔이 단연 최고예요. 아, 조식도 수코타이 호텔이 제일 좋았어요. 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수코타이 왕조가 호텔의 테마예요. 1층 로비와 정원은 과장 좀 보태면, 국립박물관 안 부러워요. 스위트 룸이긴 했지만, 화장실이 두 개인 방은 처음이었네요. 공간이 웬만한 호텔 방 두세 개 합쳐 놓은 크기예요. 그리고 굉장히 조용해요. 주변에 뭐가 없다는 게 단점이긴 해요(대신 반얀트리 호텔이랑은 거의 붙어 있어요). 방콕 택시비도 싸잖아요. 어디든 택시 타고 이동하면 되죠(출퇴근 시간은 피하시고요). 걸어서 세븐 일레븐 가고 싶고, 야시장도 구경하고 싶은 분들은 다른 곳 알아보셔요. 5성급 중에 방 컨디션, 음식, 서비스, 분위기를 다 따지시는 분에겐 수코타이를 강력 추천해요. 여기보다 비싼 호텔들 대부분이 수코타이 호텔보다 못해요. 대신 약간의 낡은 느낌은 있어요. 그것조차 멋으로 느껴질 정도로, 모든 게 완벽합니다. 도심 접근성이 약간 떨어지는 것만 빼면요. 하루 정도는 꼭 묵어 보세요. 


2. 뭐니 뭐니 해도 - 반얀트리 호텔 

반얀트리도 방이 좋아요. 수코타이 호텔만큼은 아니어도, 방이 꽤 큰 편이에요. 전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이 호텔의 장점은 꼭대기 층이에요. 방콕에서도 손꼽히는 루프탑 바 버티고 & 문바가 있어요. 그 아래층에는 바이윤이라고 하는 딤섬 뷔페식당이 있고요. 60층, 61층이니까 풍경은 말 안 해도 아시겠죠? 수코타이 호텔과 거의 붙어 있어요. 한 곳에 머물면서, 옆 호텔의 식당과 바를 최대한 이용하면 방콕의 럭셔리 여행을 완벽하게 즐기실 수 있죠. 고소공포증에 걸릴 것 같은 아찔한 루프탑에서 와인 한 잔 해보세요. 세상에 태어나기를 잘했다.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드실 거예요. 루프탑에 조금 더 욕심이 생기신다면, 길 건너 소피텔 계열 SO방콕 호텔 루프탑을 강력 추천합니다. 룸피니 공원의 웅장한 녹지각 한 눈에 보이는 또 다른 장관이 있어요. Hi so라고 하는 루프탑 바인데, 저번에 갔더니 꼭대기층은 문을 닫았더라고요. 코로나가 참 여러 호텔 기운 빠지게 하고 있네요. 


3. 부티크 호텔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 암댕 리버사이드 호텔(Amdaeng Bangkok Riverside Hotel)



전형적인 여성 취향의 부티크 호텔이에요. 인생 샷 찍기 좋아요. 특히 독립된 욕조가 방 중앙에 있어서(어떤 방이냐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영화 속 주인공처럼 거품 목욕하실 수 있어요. 중세의 귀족으로 태어나면 이런 느낌일까? 자신이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으실 거예요. 규모는 작지만, 서비스도 괜찮아요. 호텔에서 운영하는 카트로 근처까지 데려다주고, 연락하면 데리러 오고 하더라고요. 조식도 가짓수가 많진 않지만, 상당히 괜찮았어요. 짜오프라야 강을 바라보면서, 발코니에서 차 한 잔 하세요.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들 거예요. 단점도 있어요. 주변에 뭐가 없어요. 으슥하다. 어둠침침하다. 그런 첫인상을 받으실 수도 있어요. 방도 밝고, 화사한 느낌이 아니라 우아하고, 차분한 분위기인 거 감안하시고요. 다른 이들의 후기를 보고 결정하세요. 정말 예쁜 방이에요. 


4. 코로나 이후, 신흥 강자가 될 칼튼 호텔 


비운의 호텔이에요. 문을 연 시기에 코로나가 터져 버렸으니까요. 손님 없다고 놀릴 수도 없어서, 7만 원에 재워주더군요. 작심하고 만들었어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단연 방이었어요. 크지는 않은데, 완벽하다는 표현을 쓰고 싶은 방이었어요. 거대한 창, 뻥 뚫린 유리벽 욕조, 욕조에서도 즐길 수 있는 조망이 환상적이었어요. 따로 발코니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큰 창으로 쏟아지는 바깥 풍경은, 발코니의 쾌적함을 실내에서 느낄 수 있게 해 주더군요. 드림팀이 작심하고 만든 호텔이란 느낌이었어요. 불안한 점은, 손님이 꽉 차지 않아서, 모든 서비스를 다 확인할 수 없었다는 거예요. 스위트룸도 아니었는데, 스위트룸 안 부러웠어요. 정상화되고 나면 최소 20만 원대부터 방 가격이 시작되지 않을까 해요. 


5. 가족이 묵기에는 여기가 딱 - 차트리움 방콕 리버사이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호텔 중 하나예요. 장점은 수영장이에요. 아이들까지 물놀이를 즐기려면, 작은 풀이 꼭 있어야죠. 수영장이 특화된 곳으로는 켐핀스키 호텔도 있어요. 켐핀스키 호텔은 제가 묵어보지는 않았지만, 수영장만 떼놓고 보면 방콕에서 가장 좋아요(대신 켐핀스키는 전망이랄 게 없어요). 규모가 일단 압도적이거든요. 차트리움 리버사이드 정도면 켐핀스키 다음 정도는 돼요. 방도 꽤 크고, 발코니로 나갈 수도 있더군요. 고층 호텔이면 창문 자체가 안 열리는 경우도 많거든요. 안전을 위해서요. 아찔한 높이에서 짜오프라야 강의 풍경을 제대로 즐기실 수 있어요. 물론 방을 강 전망으로 잡으셔야겠지만요. 주변에 갈 곳도 많아요. 맛집도 많고요. 짜오프라야강, 유람선, 아시아티크로 이어지는 밤의 방콕을 즐겨 보세요. 평생 잊지 못할 낭만을 챙기실 수 있을 거예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세상이 아주 조금만 더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미약하게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태국의 온기를, 이 먼 방콕에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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