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사람들은 돈도 참 잘 써요
제가 지난 주말에 칸차나부리에 다녀왔어요. 방콕에서 차로 세 시간 거리죠. 코로나 이후로 내국인 여행자들이 급증한 느낌이에요. 해외여행 욕구를 국내 여행으로 돌리는 거죠. 우리나라도 그렇다면서요? 그런데 가격에 깜짝 놀랐어요. 제가 글램핑을 했는데요. 일부러 제일 비싼 텐트를 골랐어요. 1박에 4천 밧, 우리나라 돈으로 15만 원이에요. 텐트 안에 텔레비전도 있고, 에어컨도 있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텐트 아닌가요? 중요한 건 빈 텐트 하나 없이 꽉 찼다는 거예요. 낮에는 Tara villa라는 부티크 호텔을 구경 갔어요. 칸차나부리에서 가장 잘 나가는 부티크 호텔이라고 해서요. 아고다 같은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는 빈방이 아예 없는 거예요. 뻥치시네. 아무리 인기가 많다고, 평일에도 빈방이 없을까요? 직접 가서 물어봤죠. 네, 3월은 풀부킹이 맞답니다. 다음 달에는 빈방이 조금 있대요. 가격은 할인을 해서 6천 밧(21만 원)이라네요. 평일에도 이 가격에 묵는 사람이 줄을 서다뇨?
이곳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식당은 수백 명이 동시에 먹을 수 있어요. 태국이 땅이 넓어서인지, 식당 규모는 중국 안 부러워요. 식당이 아니라 초대형 공원이에요. 붐빌 거 알고 열한 시에 갔는데도, 자리가 거의 만석이더군요. 음식 값도 비싸요. 1인당 2만 원은 잡아야 해요. 그런 곳이 열한 시부터 바글바글해요. 이런 구매력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빈부의 차가 심하다는 건 알고 있는데, 부자가 이렇게나 많은 나라였었나요? 방콕도 아니고, 지방인데도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거 아닌가요?
여기서 태국 물가를 한 번 보죠. 쌀국수는 여전히 40밧 전후면 먹을 수 있어요. 한 끼 식사는 천오백 원이면 가능하다는 얘기죠. 천오백 원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많아요. 볶음밥류도 그 정도 가격이에요.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일하는 친구들 임금은 40만 원 정도고요. 대졸 초임은 80만원 정도 보시면 돼요. 우리나라 임금의 삼분의 일, 사분의 일 정도예요. 중산층 대상 물가는 한국 뺨치게 비싸요. 그런데도 이렇게 장사가 잘 되니 신기하기만 해요. 코로나로 그 어느 나라보다 경제적 타격이 심한 나라가 태국이거든요. 해외 관광객이 뚝 끊긴 관광대국이니, 곡소리가 날 만도 한데요. 부동산 시장은 아주 심각한가 보더라고요. 중국인이 큰손이었는데, 코로나로 입국 자체가 힘드니까요. 콘도(우리로 치면 아파트) 십 만 채가 텅텅 빈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디나 잘 되는 곳은 잘 되고, 파리 날리는 곳은 파리 날리죠. 저도 인기 많다는 곳을 일부러 찾아간 거니, 실제 경제 상황과는 다를 수도 있겠죠. 확실한 건 태국에서 대박을 낸 곳은,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거죠. 인건비 부담도 훨씬 덜하니까요. 영리한 한국인들이 이미 태국 여기저기에서 일을 벌이고 있겠죠? 지금 이 시국에 가장 탐나는 시장은 태국이 아닐까 해요. 선진국들은 큰 변동이 없잖아요. 세금이나 인건비로 나가는 돈도 많고요. 태국이 공무원들도 부패하고 해서, 창업이 결코 만만한 건 아니지만, 부지런한 한국 사람들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천직이 장사다. 이런 사람들은 태국에서 한 번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해요. 결국 장사도 진심이죠. 진심으로 손님을 대하면, 어딜 가든 안 굶어 죽어요. 태국은 그 '진심'을 두 배, 세 배로 되돌려 주는 시장이니 눈독 좀 들여 보세요. 인건비가 싼 대신, 무단결근, 무단 잠적이 흔합니다. 이것 때문에 골머리 앓는 사장님들 많으시더라고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삶이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만만하기를 바라지도 않아요. 어떤 때는 버겁고, 어떤 때는 한숨 돌리는 반복 속에서 성장하고, 깨닫지 않을까요? 그러니 내 삶은 평생 만만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