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푸리 먹기. 우리나라 대표음식이 김치라면, 조지아는 하차푸리. 치즈를 듬뿍 올리고 구운 빵이죠. 달걀까지 생동감 팡팡 날것으로 올라와요. 우리 입맛에 치즈는 좀 짠 편. 제대로 먹으려면 달걀과 치즈를 과감하게 쉐킷쉐킷 섞어줘야 합니다(달걀 아까워서 난 그렇게 못함 ㅠㅠ). 빵이랑 먹으면 간이 딱 괜찮아요. 일단 뜨거워서, 푸짐해서 호감. 므타츠민다 파크(Mtatsminda park)를 가려면(갑자기 왜 므타츠민다 파크를?) 푸니쿨라(미니 전동차라고 생각하시오)를 타야 해요. 내리자마자 식당이 있어요. 가격도 안 비싸고, 트빌리시 전망이 압도적입니다. 구글맵 삼천 명이 넘는 사람이 점수를 줬는데도, 4.6점입니다. 5점 만점에 4.6점이요. 3천 명에 이 점수면 거의 기적입니다. 그만큼 식당 괜찮아요. 뜨내기손님들 상대하는 곳인데 은근 정성 쏟아요. 국민대표 음식을 어디서 먹어야 하는지까지 지정해 주는데, 왜 말을 안 들으시오. 가서 그냥 먹어욧.
2. 푸니쿨라 타기
위의 1번에서 이어지는데요. 푸니쿨라는 왕복 6라리(약 2천4백 원). 이걸 타고 올라가면, 트빌리시 전망이 한눈에 쫙. 여기에 놀이공원이 있어요. 놀이 기구가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요. 이런 전망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어딘가요?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연인들에겐 최고의 코스. 혼자인 저도 겁나 좋았어요. 여러분은 깨가 쏟아지실 거예요, 흥! 그래도 혼자 대관람차는 못 타겠더이다. 껄껄껄
이 꼬마들이 보는 풍경, 똑같이 즐기실 수 있어요
3. Stamba에서 우아하게 차 한 잔
공간이 끝도 없어요. 각각의 공간은 분위기가 또 전혀 달라요. 몰랐는데 5성급 호텔 건물이더라고요. 호텔은 1박에 무려 30만 원대. 참고로 조지아 사람들 평균 월급이 3,40만 원. 그런데도 평이 좋은 걸 보면 호텔 상태도 매우 훌륭, 독창적일 거로 추정돼요. 쫄지 마세요. 우리나라 돈으로 2천 원만 내시면 차 정도는 마실 수 있어요. 김치 라면도 메뉴에 있어서 좀 놀랐어요. 세금 포함 김치라면은 9천 원 정도? 더럽게 비싸긴 하지만, 5성급 호텔이라니까요. 신라호텔이랑 비교하셔야죠. 신라호텔에 만 원에 뭐 드실 수 있나요? 더럽게 싼 거죠. 그렇죠?
원래는 출판사 건물이었다고 해요. 조지아를 대표하는 호텔 Rooms hotel에서 각잡고 만든 호텔이죠. 빈티지, 빈티지하면서 세련 갬성을 쭉쭉 뿌려댔다고나 할까요?
4. 조지아 힙스터들과 파브리카에서 놀기
트빌리시를 대표하는 숙소 파브리카(Fabrika).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호스텔이에요. 1층 공간은 카페 겸 바(Bar)고요. 유행 좀 민감하고, 스스로가 멋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 여기에 오나 봐요. 여행자까지 합세해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죠. 도미토리에서 하루 자는 가격은 20라리(8천 원). 생각보다 안 비싼데요. 여기서 밥 먹고, 차 마시면 방값보다 훨씬 더 들어요. 아, 죄송해요. 저처럼 천 원, 이천 원에 바들바들 떠는 분들 아니시죠? 네, 우리나라 물가랑 비교하면 전혀 무섭지 않은 가격이고요. 이런 분위기를 또 어디서 만나 보겠어요? 여기서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냐고요? 아뇨, 노, 놉. 그냥 앉아만 있다 오셔야 해요. 눈 마주치면 헤이, 왓츠업. 이렇게 달려드실 수 있나요? 핵인싸시군요. 그러면 2차, 3차 퍼마시고 놀 수 있죠. 조지아 친구들이 화끈해서요. 술도 잘 마시고요. 끝장을 봐요. 서양 친구들은 뻔뻔하게 헤이, 왓츠업 잘도 달려들더군요. 저도 다음에 가면 화, 그냥, 막 왓츠업 하려고요.
숙소 바깥에도 바와 식당이 가득해요. 아니 이런 곳에서 사진이라도 한 장 건져가셔야죠. 주말밤에 여기는 와야겠어요? 안 와야겠어요?
5. 파브리카에서 조식 먹기
파브리카 이미 이야기했잖아? 네, 파브리카 조식은 엄청납니다. 저에게는요. 따로 모셔서, 새롭게 써드려야 합니다. 조지아 물가가요. 싸지 않아요. 유럽과 비교하면 싸고요. 시내에서 밥 한 번 먹으려면요. 인당 만 원은 잡으셔야 해요. 그런데요. 여기는요. 8천 원에 완벽한 조식이 나와요. 오성급 호텔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요. 3성급은 된다고 봐요. 핫한 빈티지 갬성 역시 가득가득. 팬케이크만 먹어도 뉴요커 되는 곳이죠. 제가 다른 숙소에 있을 때도 매일 갔다니까요. 독일 친구들도 여기를 소개해 줬더니, 매일 가더군요. 네, 가난한 여행자분들. 한 끼 천 원, 2천 원으로 끝내시는 분들. 저 믿고 여기 오세요. 아침 일곱 시부터 열한 시까지니까요(주말엔 열 두시까지). 두둑이 드세요. 열 시쯤에 오셔서요. 점심까지 한 번에 해결하시라고요. 가난하면 채소, 과일 잘 안 먹죠? 골고루 다 챙겨 드시고요. 우리가 돈이 없지, 몸이 없나요? 뭔 개소리인가 싶지만, 몸 챙기시라고요. 위장을 부유하게 코팅하고 돌아다니세요. 두 끼 드신 거니까요. 제대로 드신 거니까요. 절대 본전 생각 안 나실 거예요. 이러고 점심 또 먹기 없기.
6. 케이블카 타기
케이블카만 타시면 끝? 노노, 놉. 당연히 전망 끝내주죠. 케이블카는요. 편도 2.5라리(약 천 원). 엄청 싸죠? 천 원에 케이블카를 타다뇨? 교통 카드 있으시면요. 그걸로 쓰시면 돼요. 천 원에 도시 조망 케이블 카를 타다뇨? 조지아가 참 고맙죠? 카드 하나로 여럿이 입장 가능하니까요. 명수대로 카드 다 사지 마시고요.
케이블카에서 일단 내리세요. 내리시고요. 아래쪽을 보시면요. 잘 보셔야 해요. 작은 카페가 보여요. 해질 때 여기에 꼭 앉아서요. 조지아 맥주 Argo 한 잔 하셔야 해요.
이렇게요. 울지 마세요. 제가 그렇게 고마우세요? 저녁노을 보면서 맥주 한 병 드링킹 하시면요. 새삼 조지아 오길 잘 했다 싶으실 거예요. 종일 짜증 나는 일만 있었어도요. 이 풍경 하나면 다 정리되니까요. 종일 짜증 내시고 여기 오세요.
7. 삼오 식당(Saamo)에서 성삼위일체 대성당 내려다보기
성삼위일체 대성당도 꼭 가보세요. 성당 건물은 다 거기서 거기. 제가 건축에 열광하는 편은 아닌데요. 규모가 커서인지, 조경을 잘해놔서인지. 가길 잘했다 생각했어요. 특히 이 아기자기한 동네 식당 Saamo 옥상에 앉아서 즐기는 풍경이 좋았네요. 음식 맛은 보통 정도인데요. 가격도 저렴하고, 워낙 친절해요. 일단 이 건물에 들어와서 옥상에 앉으세요. 음료 하나 시키고 전망만 즐겨도요. 그냥 좋아요. 왜, 또 우세요? 알겠어요. 제게 고마운 마음, 다 알겠으니까요. 일단 오셔서, 이 풍경을 즐겨 주세요.
8. 충격의 발바닥 누드 - 네 온천 꼭 하세요, 두 번 하세요
동영상에 나온 곳은요. 개인실인데요. 보통 저는 No5 Sulphur bathhouse 공중목욕탕을 주로 갔어요. 공중목욕탕은 5라리(2천 원)고요. 개인실은 2,30라리(만 원 안팎). 연인끼리, 가족끼리 오셨으면 개인실 쓰셔야죠. 사람 숫자로 나누면 딱히 비싼 가격 아니고요. 방귀 냄새 뿡뿡 나는 유황 온천에 몸 좀 담그세요. 피부가 굉장히 보들보들해지고요. 종일 상쾌한 기분으로 트빌리시를 돌아다닐 수 있어요. 수건 가져가세요. 수건 값 따로 받으니까요. 저, 정말 고맙죠? ㅎㅎ
9 Gold에서 케밥 드세요.
이름이 Gold더라고요. 제가 조지아 글자 까막눈이라 몰랐네요. 일부러 찾아갈만한가? 적어도 저는 일부러 찾아갔어요. 이 주소창(https://goo.gl/maps/1wLPhxspXPzT1yU49)을 클릭해 보시면요. 위치 나와요. 5라리 하나면 충분 충분해요. 저는 닭고기 케밥을 먹었어요. 일요일엔 안 열더라고요. 제가 갔을 때는요. 그 옆 옆 빵집도 현지인들에게 인기 많아요.
10 클럽 놀이, 쉐킷쉐킷

저는 바시아니(Bassiani)를 갔어요. 트빌리시 최고의 클럽이라더군요. 경기장 안에 있어요. 특이하죠? 조지아가 클러버들에겐 핫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유럽에서 원정 올 만큼요. 대단한 DJ들이 많이들 왕림하신대요. 저는 좋았지만, 대단히 특별한 인상은 못 받았습니다. 트빌리시에 유명한 클럽들을 능력껏 검색해 보세요. 주말에만 해요. 주중에는 클럽 놀이는 힘드실 거예요. 저 마흔일곱에 문턱 넘었어요. 여러분도 참고하시라고요. 생각나는 대로 또 추가할게요. 마음 편히 제 브런치를 구독하시는 건 어떨까요?
PS 매일 글을 올리고 있어요. 저만의 오체투지 방식입니다. 글로 우주 끝까지 닿고자 해요. 그런 어이없는 꿈으로 매일 행복한 사람이 저입니다. 혹시 동네 도서관에 제 책이 없나요? 박민우의 책들을 추천해 주세요. 제 책은 모두 다 굉장히 좋은 책입니다. 2019년은 '입 짧은 여행작가의 방콕 한 끼'를 열심히 알리고 있어요. 방콕에 가시면서 이 책 안 가져가시면 진짜 후회하십니다. 걱정돼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