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하게 말하면 인종 차별이 아니라, 각 나라에 대한 편견이겠네요. 웃긴 게 자신이 사랑받으면 그 나라는 무조건 좋은 나라죠. 욕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되죠. 아니, 이해를 하기 싫죠. 내 편인데, 어떻게 험담을 하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갖는 각 나라에 대한 감정은 주관적인 거죠. 주관적인 감정 중에서도 1등일 거예요. 파리 사람들이 아무리도 도도하다고 해도, 자기에게만은 친절하고, 활짝 웃어준다면 남들의 파리 험담이 와 닿기나 하겠어요? 왜 그렇게 세상을 삐뚤어지게들 볼까? 갸우뚱하게 되죠. 그렇다고요. 그러니까 저의 이야기도 가볍게 보시라고요. 여러분이 경험한 여러분의 인상이 정답이니까요.
1. 일본 사람 - 무난하지만, 너네도 좀 영혼이 없더라
약간 인형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불평하는 걸 꺼려하죠. 험담도 잘 안 하죠. 정말 믿을만한 사람들이어야 그런 이야기도 주고받죠. 혼네와 다테마에라고 하죠. 혼네는 진심, 다테마에는 상대방을 의식하는 겉치레. 일본인 특유의 표현방식. 저는 이게 나쁘다고 보지 않아요. 우리가 다 속마음 드러내고 살아야 하나요? 너 못 생겼어. 너 냄새 나. 가까이 오지 마. 이런 이야기 막 하고 다니는 사람 있나요? 세상 사람 비슷해요.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으니까, 적당히 얼버무리는 거죠. 저에게 일본인은 단순한 사람이에요. 만약에 어느 나라가 가난해서 강도가 많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 우리는 얼마나 가난하면 강도까지 하나?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이런 생각으로 연결이 되잖아요. 일본 사람들은 강도가 많네. 위험하구나. 이 정도에서 딱 끝나요. 표면적인 사실을 해석하기보다는, 줄줄줄 병렬식으로 바라만 보죠. 인간 자판기 같다는 느낌? 동전을 집어넣은 만큼 나오는 게 자판기잖아요. 보이는 대로 보고, 거기서 끝이에요. 좋게 말하면 담백한 거죠. 남녀관계에서도 해석을 잘 안 하려다 보니까, 여자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어요. 제가 일본 친구에게 "여자 친구가 무거운 거 들고 갈 때 안 들어줘?" 이렇게 물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여자가 힘들면 도와달라고 먼저 말을 꺼내야지." 단호하게 말하더군요. 나, 삐졌어. 왜 삐졌는지, 정답을 이야기할 해 봐. 일본 사람들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건 고문이 될 수 있어요.
2. 중국 사람 - 공감능력 결여, 대신 호방함
어딜 가나 중국 사람들 인기가 없죠. 저는 중국 사람 좋아해요. 화통해요. 작은 거에 연연하지 않죠. 왜 욕먹는지는 알겠어요. 저도 많이 당해 봤으니까요. 눈치라는 걸 안 봐요. 요즘 태국 TV에서도 난리입니다. 중국 여행자들의 행패(?) 때문에요. 호텔 뷔페에서 다들 새우만 먹어요. 중국에서 새우가 귀한가 봐요. 그걸 싹쓸이하고, 싹쓸이하니까 주방에서도 죽어나는 거죠. 다른 것도 골고루 먹는 게 아니라, 다들 새우만 파요. 누가 먼저 뺏어갈까 봐 자기 접시에 수북이 담아서요.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같이 먹고 싶겠어요? 자기네들끼리도 짐승처럼 싸워가면서 새우를 담더군요. 본인이 듣는 음악을 공공장소에서 크게 틀어놓는다거나, 길바닥에서 그냥 까고 소변을 본다거나, 웃통을 벗어젖히고 다닌다거나 하는 풍경이 흔했죠. 요즘엔 중국 대도시에선 이런 풍경이 많이 없어졌다고 해요. 시골로 가면 사람들이 극적으로 순수해요. 도와주고, 베풀어 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건 어느 나라나 비슷하려나요? 한편으론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함부로 행동하는 대신에, 타인의 무례함도 관대한 건 아닐까? 웬만하면 넘어가고, 좋게 보더라고요. 소수민족들과 늘 공존을 강조해서인지, 한족에 대한 자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더라고요. 소수민족들을 무시한다는 느낌도 못 받았어요. 소수민족들 역시, 꽤나 만족하며 살더라고요. 세뇌교육일 수도 있지만, 본인들이 억울하다, 중국에서 독립하고 싶다. 이런 강경 발언 역시 티베트 사람들과 신장 위구르 사람들 정도였어요.
3. 이스라엘 사람 - 이상하게 한국 사람 같음
이스라엘이 아시아일까요? 유럽일까요? 위치만 보면 서부 아시아의 남쪽이죠. 이스라엘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죠. 극성맞죠. 목소리가 커요. 불만 있으면 다 말해야 해요. 숙박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 친구들 싫어해요. 시끄럽죠. 무례하죠. 선을 넘는 경우가 많아요. 좋으면 입소문 내서 가게라든지, 호텔을 키워줘요. 이스라엘 여행자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죠. 어떤 미친놈은 호스텔 안에서 자기가 투어를 팔더군요. 영업을 해요. 돈을 벌더라고요. 유명 공연이 있는데 티켓이 비싸면, 몇 달 전에 아예 장문의 공문을 보내서요.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를 무료로 초대해 준다면, 이런 이런 홍보를 하겠다. 지극정성으로 이메일을 보내요. 합리적이고, 깔끔하게 공짜 티켓을 거머쥐더라고요. 물건 값도 화끈하게 잘 깎죠. 유태인이 왜 전 세계 자본 시장을 쥐락펴락하나. 몇 명만 만나 봐도 쉽게 이해돼요. 똑똑하고, 거침이 없죠. 뒷담화도 거침이 없어요. 시원시원해요. 영어로 소통을 하는데, 그냥 어릴 적 동네 친구 같아요. 돈 꿔달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저는 한국보다 오히려 이스라엘에 있네요. 말이라도 꺼내볼 수 있는 사람. 저는 이스라엘에 있어요. 의리도, 정도, 지랄 맞음도 동시에 겸비한 사람들이죠.
4. 태국 사람 - 너무 천진난만, 세상 너그러움
너그러우니까 성인군자겠네. 얼추 맞아요. 웬만하면 짜증 안내요. 불평불만은 다 안으로 삭이죠. 일본 사람이랑 비슷할 수도 있는데. 또 확연히 달라요. 일본인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잖아요. 태국 사람들은 그렇지는 또 않아요. 태국에 정말 미남미녀 많아요. 모르셔서 그렇지, 혼혈이 왕성해서 이목구비가 훌륭한 사람이 참 많아요. 태국 연예인들 좀 검색해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우리나라 성형 후 애프터 얼굴이, 무성형으로 넘치고, 넘쳐요. 좋은 식당이나, 리조트에 가면 연예인 뺨치는 사람들 많죠. 우연히 제가 미남 선발대회 예선전을 직접 본 적 있는데요. 진짜 진짜 평범한 친구들이 너무도 많이 응모를 하더군요. 졸업 앨범 52페이지 중간 왼쪽 얼굴들이 그냥 다 응모를 했어요. 집에서 왕자님이면, 진짜 왕자일 거라고 철석같이 믿는 거죠. 그걸 누가 또 지적해 주지도 않고요. 재주를 뽐내는 TV 쇼 같은 데서도요. 정말 얼척없이 엉성한 사람들이 자주 나와요. 그런 천진함 때문에, 디자인이나, 예술 쪽에서 오히려 재능을 뽐내죠. 제가 강연 나가면 태국의 인테리어 잡지를 사 보라는 말을 꼭 해요. 따뜻하고, 과감하면서도 절제까지 갖춘 미의식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제 후배가 유명 인테리어 잡지 편집장인데요. 태국의 인테리어가 전 세계적으로 뜨는 중이랍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만이 꼭 발전하는 건 아닌가 봐요. 자유롭고, 허점도 용서하는 나라에선 또 특유의 감각이 자라나는 거죠.
5. 베트남 사람 - 야, 이 악바리들아
제가 베트남 쪽으로는 오줌도 안 누려고 했어요. 하노이에서 잔돈 한 번 쉽게 못 받았죠. 자기 돈인 양 꿀떡 삼키고, 안 주고, 덜 주고. 이런 무근본 식당, 가게들이 엄청 많았어요. 십 년 전 이야기네요. 베트남도 눈부신 발전을 했죠. 그런 불쾌한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많이 줄었어요. 바가지를 씌우도고 당당하고, 오히려 제게 화를 내던 사람들을 보면서 오만정이 떨어졌죠. 지금은 베트남이 좋아요. 가성비로는 태국보다 베트남이죠. 물가가 꽤 차이나요. 베트남에 열심히 놀라 가시는 한국분들 현명하신 겁니다.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 사람은 유태인이죠. 생활력이 강하고, 부자가 많아요. 화교처럼 베트남 사람도 동남아시아 여기저기에 많이 흩어져 살죠. 좋은 평가는 못 받는데, 대신 잘 살아요. 여러분,. 베트남에서 한국 사람은요. 그냥 1등이에요. 전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베트남 사람들끼리 말싸움하면 한국 가본 사람이 이긴대요. 한국도 못 가본 주제에. 이러면 이긴대요. 가이드가 말해 주신 거라, 과장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요. 계급 간 차별 의식도 상당하다고 해요. 사무실에서 정장 입고 일하는 사람들은 청소 아주머니 절대로 안 도와준대요. 그런 일을 할 계급이 아니라는 거죠. 생활력이 강하고, 허세 역시 강한 사람들. 그들이 열광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한국 사람. 재미있지 않나요?
PS 매일 글을 써요. 저만의 오체투지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고 싶어서 글을 써요. 가까운 도서관, 학교에 박민우 작가의 책을 신청해 주세요.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싶어요. 그러려고 펴낸 책들이니까요. 2019년은 <입 짧은 여행작가의 방콕 한 끼>를 세상에 알리고 있어요. 방콕 여행을 떠날 때도, 떠나지 않을 때도이 책이 큰 즐거움이 되어줄 겁니다. 네, 저는 확신까지 합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