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끙 밀어내기 한 판을 하면서 페이스북을 봐요. 페이스북에 친구 추천이란 게 떠요. 늘 무시했는데, 오늘은 눈에 들어오는 날이로군요. 페이스북 친구 60명을 서로 알고 있는 작가가 제일 먼저 나오는군요. 네, 저도 아는 유명 작가죠. 아는데서 그쳐야죠. 제가 누군가요? 박민우예요. 알아서 먼저 친구 신청을 해야죠. 제가요? 제가 먼저요? 아이고, 제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요? 이런, 제길. 괄약근 힘이 풀리면서 누르고 말았어요. 제가, 친구 신청을 먼저 하다니요. 신청을 하면 수락까지 기다려야 하네요. 아니 천하의 박민우가 이젠 받아줄거징. 아양 떨면서 기다리기까지 해야 해요?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다 납니다. 직장 후배, 학교 후배. 이것들은 또 뭐하는 것들인가요? 뻔히 내가 페북 하는 걸 알면서도, 쌩까고 사네요. 너희들 다 죽었어. 오냐, 내가 오늘은 내가 친구 신청을 하마. 페북 친구가 천 명도 안돼요. 부끄러운 숫자 아닌가요? 동네 통반장만 해도 5천 명 거뜬히 채우는데요. 사람들이 저 페이스북 시작만 하면, 수만 명이 팔로우할 거라고 했어요. 너무 당연한 소리여서, 겸손도 안 떨었죠. 많은 사람이 쫓아다니면 말만 많아지고, 탈만 늘어나죠. 속으로 비웃고, 겉으론 도닦은 사람처럼 굴었죠. 막상 페북을 시작했더니요.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더니요. 뭐죠? 그냥 동네 리그 중간보스도 못 되는군요. 열 명한테 좋아요 받으려고 제가 글 쓰는 건가요? 본전 생각하면서 글 쓰는 글쟁이 아니지만요. 사람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요. 찬밥 취급 매일 받으면, 없던 설움도 생기는 거죠. 페북, 인스타의 스타들이 설마 나보다 잘났다는 건가요? 내 글보다 찰져요? 재미나요? 인정할 걸 하라셔야죠. 속상해서, 홧김에 페이스북 친구 추천을 다 누릅니다. 누군가에게 까여도 모르니까, 차라리 잘 됐군요. 이백 명 이상, 마구마구 누릅니다. 갑자기 뭔가요? 모르는 여자가 카톡으로 대화하자네요. 짧게 만나서, 외로움은 덜어보자며 오빠오빠 하네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재빨리 차단을 누릅니다. 제가 무슨 짓을 한 거죠? 유기농 식물성 메뚜기가, 아마존 정글에 납치됐어요. 여기저기서 우글우글 다가옵니다. 두려운 기운이 팽창해요. 갑자기 친구 신청이 백 명, 이백 명 단위로 뜨는군요. 후회해요. 제가 저지른 짓을요. 만족해요. 뜨거운 환대니까요. 자, 이제 저는 엎어진 물을 담아야 할까요? 아뇨, 안 그러기로 해요. 내일 죽을 것처럼 살자고, 그렇게 입 발린 소리를 했으니까요. 제 말에 책임져야죠. 뭣이 중한디. 네, 중한 거 없습니다. 당장 연결이 더 중합니다. 글은 내가 아니다. 나는 필터일 뿐이다. 잉크일 뿐이다. 잘난 척 혼자 하더니요. 이제는 내가 왕년에 박민우야. 알아달라고 떼를 쓰는군요. 오늘만 삽니다. 뭐가 그렇게 심각할까요?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잡습니다. 실컷 놀다 가셔요. 단, 동영상이나 그림으로 된 댓글, 그리고 좋은 말, 시, 건강 정보가 들어간 댓글은 안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냥 취향이라 여기고, 이쁘게 이해해 주세요. 이모티콘 댓글도 안 달아 주시면, 훨씬 기쁘겠습니다. 세상 끝까지 글로 닿는 사람이고자 합니다. 저의 유치함이 저질러 버렸군요. 이유가 있을 거예요. 우리가 어떻게든 만나야 했으니까요. 잘 부탁드립니다. 매일 괜찮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PS 매일 글을 씁니다. 글로 다가가는 사람이고자 합니다. 박민우의 오체투지를 응원해 주세요. 가까운 도서관 학교에 박민우의 책을 신청해 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9년은 '입 짧은 여행작가의 방콕 한 기'를 열심히 알리고 있습니다. 기쁨의 글로, 기쁨을 전파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