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팀워크를 반나절만에 박살내는 방법

당신은 여행을 파괴할 수도, 꽃을 피우게 할 수도 있습니다.

by 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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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여행을 꿈꾸시죠? 그래도 혼자는 또 무서우시죠? 누군가와 함께 자유여행을 한다면요. 팀워크가 정말 중요해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또 막상 실천은 안 되는 상식들을 모아봤어요.


고작 이런 곳밖에 몰라? - 사실을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뭐?


정보를 모으고, 리드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왜 이런 곳을 왔니? 왜 이리 비싸니? 꾸짖듯 말씀하지 마시고요. 맡겨놓은 돈 받는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하지 마시고요. 덕분에 잘 왔다. 이런 곳도 다 있구나. 할리우드 액션 좀 해 주세요. 그래요. 실망스러운 곳이 왜 없겠어요? 그런데 여행이 예측불가인 건 아시죠? TV에서 추천한 맛집 가면 백 프로 맛있으시던가요? 불확실함 때문에 더 재미나는 게 여행이니까요. 일단 누군가에게 맡겼다면요. 칭찬부터 해 주세요. 칭찬 많이 한다고 속 안 문드러집니다. 꼬박꼬박 지적하다가요. 싸움은 백프로고요. 인천공항 도착하고 나면 평생 얼굴 안 볼지도 몰라요. 그러고 싶으시다면 막 대하셔도 뭐 상관없지만요.


벌써 호텔 들어가서 뭐 하게? 잠뿐이 더 자? - 가성비에 목숨 걸겠다


잠깐이라도 쉬면 초조해지시는 분들 있으시죠? 그 마음 왜 모르겠어요? 어떻게 온 여행인데. 하나라도 더 봐야지. 문제는 같이 간 분도 동의를 하냐는 거죠. 책 읽고, 마사지받고, 호텔 수영장에서 노닥거리는 게 더 좋은 사람도 있어요. 미리 확실하게 입장 정리를 하셔야 해요. 서로의 취향을 알아야 한다는 거죠. 가서 삐지고, 나중에 말도 안 섞고 싶지 않으시면요. 쇼핑이냐? 맛집이냐? 어느 선까지 양보할 건지 선을 정해 놓으셔야 해요. 하루에 열 곳도 좋다. 많이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열혈 체력의 소유자인 분들은 홀로 여행하시는 게 최곱니다.


짜증 나, 모든 게 다 짜증 나 - 내 입으로 불평도 못해?


솔직한 게 죄냐? 네, 팀플레이에서는 죄가 되죠. 하루 한두 번 정도면 돼요. 그 이상은 무의미해요. 여기는 왜 이리 더러워. 여기는 왜 이리 습해? 여기는 왜 다 맛없어? 어쩌겠어요? 이미 왔는 걸요. 바꿀 수가 없는 걸요. 돈 들이고 왔더니 후회막심이다. 이 소리를 하고 싶으신 거죠? 여행 괜히 왔다. 이 감정을 상대방에게도 강요하는 거죠. 입 밖으로 내는 부정적인 소리의 횟수는 줄여야 해요. 그건 그 어떤 팀플레이에서도 마찬가지죠. 팀 과제를 하면서 너희들과 괜히 한 팀이 됐다. 회사에서 아, 나는 이 회사 괜히 왔다. 이런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하세요? 그걸 매일 최고 5회 이상 하시나요? 횟수의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그곳을 싫어할 자유가 있습니다. 입 밖으로 내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니 까요. 이왕이면 좋은 표현을 주로 해주세요. 이거 은근 애정 관계에도 적용되는 것 같기는 하네요.


나는 한국인인 게 자랑스럽다 - 해외 특화용 애국자임을 선언함


이젠 우리나라가 대부분 좋아요. 혹시 우리나라보다 더 좋은 나라를 찾으시면 지구 상에 없을 수도 있어요. 제때에 오는 기차, 버스. 속이 다 시원한 인터넷 속도, 5분이면 나오는 음식. 확실한 청결함을 다른 나라에서도 기대하신다면 여행 포기하시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다른 나라는 그게 당연하지 않아요.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굼떠요. 속이 터져요. 스트레스받지 마시라는 거죠. 우리와 다른 맛에 온다. 몇 가지는 좀 불편해도, 좋은 것도 많다. 이런 분들이 여행을 재미나게 하시더군요. 우리나라 엄청 대단한 나라입니다. 대단한 나라 사람일수록 관대한 국민이 더 어울려요. 불편한 나라도 나름의 재미가 있네. 그런 사람들이 진짜 섹시하지 않나요?


나 혼자 두고 어디를 가겠다는 거야? - 죽어도 혼자는 못 있어


늘 붙어 있으려고 하지 마세요. 그게 큰 화근이 되더군요. 로밍을 하든 현지 유심칩을 사든요. 서로 언제든지 연락 가능한 게 좋아요. 한 사람만 대표로 로밍 서비스받지 마시고요. 따로 있는 시간이 있으면 훨씬 덜 싸웁니다. 같이 있으면 자신이 양보할 때마다 쌓이거든요. 언젠가 폭발하게 돼요. 억울하거든요. 누구는 취향 없는 줄 알아? 맞춰 주니까 당연하냐? 길바닥에서 고성을 지릅니다. 네, 한국분들이 특히나 많이 싸우죠. 제 태국 친구는 공항에서 일하는데요. 공항에서 신혼부부로 보이는 한국인 남녀가 찰싹찰싹 맞따귀를 ㅠㅠ. 그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지금도 한국에 오고 싶지 않대요.


잠만 잘 건데 호텔에 돈을 왜 써? - 방값이 제일 아깝더라


저도 예전엔 숙소 값이 그렇게 아깝더군요. 잠만 자는데 왜 돈을 허비해? 그렇지가 않아요. 여행도 중노동입니다. 돌아갈 곳이 쾌적해야 해요. 저렴하고 쾌적한 방도 많아요. 최저가를 고집하지 말라는 거죠. 쉬는 공간이 밝고 쾌적해야만 하루의 시작도, 끝도 좋아요. 방값을 아끼고, 그걸로 맛있는 거 먹자. 이제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잠도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니까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다가가고 싶어서요. 저를 모르는 분들에게 똑똑똑 노크합니다. 매일 작은 글로요. 반갑습니다. 반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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