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목표는 꼰대 안 되기

X도 모르는 나니까, 겸손하게 세상을 읽겠습니다

by 박민우
20190418_182436.jpg 그리운 안국동 어디쯤


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데 퀴어 영화였어요. 셋이 혈액 검사를 받아요. 한 명만 HIV 양성. 에이즈의 공포에서 자유로워진 둘은 좋아서 입이 찢어지네요. 애써 위로하려고 하지만, 이미 에이즈인 친구가 그따위 위로가 무슨 소용이겠어요. 당시엔 감염만 되면 끔찍하게 죽는 공포의 병이었으니까요. 이제 어찌 사나요? 그때 차가 달려들어서 둘이 죽어요. 에이즈에서 자유로워지자 마자 차가 들이받은 거죠. 안정감, 우월감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다 거짓말이다. 그 장면은 제게 적지 않은 의미가 됩니다.


저는 가끔 모든 게 거짓말이란 생각을 해요. 믿을 수가 있어야죠. 음원 차트 1등인 노래들 중에 그 어떤 노래도 끝까지 가사를 알지 못해요. 가사가 들리지도 않아요. 우리나라 말이라는 것 정도만 알겠어요. 그런데 1등이래요. 저만 빼고 다 좋아하는 노래일까요? 음원조작, 사재기 논란이 있을 때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요. 그러면 그렇지. 저만 이상한 놈인 줄 알았어요. 세상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나온 것 같아서 외로웠어요. 자, 저의 사유는 이쯤에서 끝내면 건강해지는 걸까요? 조금은 더 들어가야죠. 이제 세상은 모두가 같은 노래를 좋아하지 않아요. 1등이 예전의 1등이 아닌 거죠. 수백 개의 1등이 존재해요. 트로트, 인디 밴드, 발라드, 댄스, 힙합.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들만 파죠. 각각의 1등을 소중히 관찰해야 해요. 수면 위의 것들만 의미를 두기엔 수면 밑이 너무 거대하죠. 그러니 음원 1등 노래로 지금의 음악 시장을 해석하면 안 돼요. 세상을 유연하게 읽는 게 정말 중요한 게요. 꼰대가 안 되는 게 무지 어려운 거더라고요. 꼰대들이 꼰대가 되고 싶어서 됐겠어요? 그들은 정보를 제대로 파악했어요. 올바른 지적으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을 뿐이죠. 입 닫고 살면 편하지만, 세상이 막장으로 치닫는 걸 어떻게 두고만 보냐고요. 젊은것들이 X도 모르면서 찧고 까부는 걸 그냥 놔둬요? 꼰대 주위엔 다 꼰대 친구들 뿐이죠. 네 말이 옳다. 내 말이 옳다. 우리는 애국자. 그런 사람들이 세상 걱정을 해요. 각자가 태어난 그때의 상황을 알려고도 하지 않죠. 일단 자기가 옳고, 나머지는 틀렸으니까요. 어쩌면 저도 꼰대가 안 되는 건 불가능할지 몰라요. 국민학교 때부터 주입됐던 지식들, 주워들은 정보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쉽겠어요? 그래서 의심이라도 하는 거죠. 지금의 정보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궁리를 해보는 거죠.


맥락


그냥 툭 하늘에서 떨어지는 세대는 없으니까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하죠. 요즘 젊은 세대는 피해의식에 절어 있다. 그렇게만 말하면 아무것도 얻는 게 없잖아요. '피해'를 찾아야 해요. '피해 의식'과 '피해'를 구분해서 읽을 수 있어야죠. 인간 별거 없어요. 저도 지금의 스무 살과 같이 태어났다면, 지금의 스무 살처럼 생각하고, 행동했을 테니까요. 제가 매일 멜론 음원 차트를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유튜브 인기 동영상 순위대로 따라가서 보는 것도요. 사리사욕 아니고, 세상 읽기라고요. 아니 이런 것도 믿어 달라고 졸라야 해요? 믿어 주실 거죠? ㅎ


PS 매일 글을 씁니다. 삶은 유한하고, 내 글은 나 죽어도 남는다네요. 이거 남는 장사 아닌가요? 덜 추하게 남고 싶어서, 나름 고민하며 씁니다. 씨앗처럼 자라서 널리 널리 퍼지거라. 내 글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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