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평균 수명 120살 시대가 오면 어쩌지?

오래 사는 게 좋은 일일까요?

by 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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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 120살 시대가 정말 올까요? 오래 살고 싶지 않은 사람보다는,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이 더 많겠죠? 120살은 너무 나간 거 아닐까요? 요즘 전국 노래자랑 보면 확실히 사람들이 안 늙어요. 40대겠지 싶으면 60대고, 60대겠지 하면 80대더라고요. 우리 어릴 때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는 찾아보기도 힘들죠. 120살은 몰라도, 백 살 시대는 얼추 온 것 같아요. 인구 절벽으로 노동력이 엄청 줄 거라는데, 그렇지도 않을 것 같아요. 대신 노인들의 특혜는 줄겠죠. 베이비 붐 세대, 그러니까 사십 대 후반, 오십 대 초반은 80살이 넘어야 노인 대접을 해줄 거예요. 지금처럼 65세 경로 우대를 해줬다가는 나라가 거덜 날 테니까요. 노인들이 젊어지는 건, 나라가 늙는 걸 어느 정도는 막아줄 수 있죠. 개인적으로는 피곤한 일이에요. 이쯤이면 쉬어도 되겠지. '여생'을 누릴 나이가 80 이후로 미뤄져야 하니까요. 오래 달리기를 헐떡헐떡 끝냈더니 한 바퀴 더 돌라고 해보세요. 차라리 죽고 말죠. 그런 시대가 됐어요. 방심하다가는 끝나지 않는 노년이 지옥이 될 수도 있죠.


건강은 엄청난 권력이 되겠죠. 오래 산다고 했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산다고는 말 안 했어요. 빈부의 차보다 더 끔찍한 '신체 나이 차'가 도래할 거예요. 젊은 노동자와 대등한 노동이 가능한 노인과, 만성 질환에 연명만 하는 계층으로 나뉘겠죠. 당연히 부자가 더 건강하긴 하겠죠. 평균 수명도 부유층이 더 길기는 해요. 그런데 재벌 2세 중에 딱히 동안은 또 없어요. 요즘처럼 동안이 흔한 시대에 말이죠. 이유가 뭘까요? 젊음과 건강은 돈으로만 해결되는 문제는 또 아닌가 봐요. 관리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동안인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강하더라고요. 생각도 천진한 구석이 있어요.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요가 등을 꾸준히 하고요. 소식이나 채식을 많이 하더군요. 늘 음악과 함께인 사람도 얼굴이 팽팽하더라고요. 예술에 심취한 사람들이 덜 늙는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서 부자가 될 생각만 했지, 80대에도 노동할 수 있는 몸을 만들자. 이런 생각은 많이들 안 하죠? 가장 필요한 노후 대비는 '일 근육 만들기'일 수도 있어요. 몸은 여전히 젊은데 일을 못하는 것도 썩 행복하지는 않을 거예요. 당장은 놀고먹는 게 편해 보여도, 자신의 존재는 관계 속에서 확인되거든요. 자신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보는 건, 굉장한 정서적 만족이죠.


시름시름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뒤로 미뤄졌어요. 새로운 걸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이렇게 생각하면 시대착오적인 거예요. 예순 살에 의사가 되고, 약사가 되는 사람은 꾸준히 늘어날 거예요(법적으로 가능하다면요).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리겠죠. 누가 미쳤는지는 두고 보면 알겠죠. 예순 살에 새내기 약사가 된다. 이게 과연 미친 일일까요? '현장'에서 새로운 일을 하는 노인은, 골프 치러 다니는 노인보다 덜 늙을 걸요?


자자,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죠. 그러니 하루하루 즐거움으로 채워야죠. 대신 백이십 살까지 안 죽을 수도 있어요. 대비해야죠. 은퇴는 새로운 출발선이 되어야죠.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요. 치열한 노후의 세상이 됐어요. 그게 축복이냐고요? 저주냐고요? 한가한 질문 마시고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어요. 피할 방법은 없어요. 수영만이 답이죠. 죽을 때까지 개다리 헤엄이든, 개구리헤엄이든 열심히 자맥질을 해야죠. 물고기에게 물어보세요. 그렇게 평생 몸통을 흔들며 사는 게 저주인지, 축복인지.


PS 매일 글을 씁니다. 제가 사람 욕심이 좀 있어요. 많은 친구를 원해요. 얼굴 안 보고도, 서로의 안부가 궁금한 친구. 그런 친구 만들려고 매일 글을 씁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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