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시각은 교정되어야 합니다
선진국은 선진국일까?
서구권 나라를 다시 보게 됐어요. 특히 미국. 미국은 제겐 완벽한 나라 그 자체였죠. 뭐 하나 빠지는 게 있나요? 땅덩어리 크기, 풍부한 천연자원, 기름진 평야, 골고루 괜찮은 기후(캐나다와 비교하면 더더욱), 할리우드, 팝뮤직, 뉴욕 브로드웨이, 디즈니랜드. 어릴 때 미국에 입양되는 게 꿈이었다니까요(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단순히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서는 아니에요. 위기를 대하는 태도에서 딱히 배울 점이 없더군요. 이때다 싶어 상점을 털고, 마스크 안 쓰겠다고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 사람까지 죽이고, 아예 포기하고 우르르 몰려서는 파티를 즐기고. 병에 굴복하느니, 자유를 택하겠다. 그건 좋은데요. 내가 혹시 숙주인 건 아닐까? 그 걱정 때문에 사실 마스크를 많이들 쓰는 거잖아요. 그런 의식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동남아시아를 다시 보게 됐어요
저는 지금 태국에 머물고 있어요. 세계에서 제일 오랫동안 지역 감염자가 0인 나라죠. 태국에만 머문다면, 코로나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워요. 두 달 넘게 코로나가 안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요. 이 찜통 나라에서요. 혹시 자기 때문에 노약자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요. 노부모가 코로나로 쓰러질까 봐요. 그 나라 코로나 통계를 어찌 믿나? 맞아요. 저도 뉴스로만 보는 거니까요. 분명한 건 코로나가 없다고 확신하면서도 마스크를 쓴다는 거예요. 혹시 모른다면서요.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새롭게 환자가 나오긴 하지만, 베트남도 철저하게 막았죠. 너무 심하게 막아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주기는 했지만요. 일단 창궐하면 감당할 수 없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더 철저했던 거죠. 위기가 발발했을 때, 정부의 지침을 착실히 따르는 모습은 인상적이지 않나요? 지금까지 서구권의 교육이 우월하다고 믿었다면 지금은 물음표예요. 자유가 억제됐을 때 인내심이 적더군요. 그만큼 완벽한 자유를 누렸다는 반증이겠죠. 전염병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얼마나 양보할 수 있나? 시험대이기도 하죠. 미국이나 유럽은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거리로 나와서 시위를 해요. 태국은 그 찜통에 마스크를 악착같이 쓰고요. 확실한 건 서구권이 아시아권을 가르칠 위치는 아니라는 거죠.
지금 꿀 빨고 있는 나라는 중국
코로나는 중국에서 시작됐죠. 다들 까놓고 이야기만 안 할 뿐, 중국에 대한 반감은 널리 널리 퍼져있죠. 모든 나라가 문을 꼭꼭 닫은 상황에서, 14억 내수 시장은 노다지나 마찬가지죠. 노점상까지 모바일 페이로 다 된다면서요? 신용카드를 안 거치고 모바일 페이로 현금을 완전히 대체한 유일한 나라죠. 전기차나 안면 인식 기술 수준도 우월하죠. 일본이 2분기 GDP 성장률이 -27.8%라면서요? 나라가 뿌리째 흔들리는 수준 아닌가요? 전쟁 버금가는 치명타죠. 이 와중에 중국은 성장세로 돌아섰더군요. 다른 나라들이 쑥대밭인데, 숙주의 나라가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죠. 음모론까지 믿는 건 아니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코로나는 대성공이죠. 로켓 한 발 안 쏘고 경쟁국가들을 초토화시켰으니까요. 중국이 치고 올라가는 이 시점을 미국과 인도, 러시아가 보고만 있을까요? 수면 밑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중일까요? 코로나로 중국이 거덜 날 것 같았던 때가 엊그제인데요. 세상 일 몰라요.
먼 미래는 모르겠다. 당장 오늘만
코로나가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으니까요. 함부로 희망을 못 품겠더라고요. 러시아에서 개발한 백신이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발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우리의 예측은 번번이 빗나갔으니까요. 수많은 여행자들이 어딘가에서 갇혔어요. 저처럼요. 고국으로 돌아가는 게 좋은 건가?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공포까지 느끼는 건 아니에요. 단지 어딜 가도 그곳에 갇혀야 한다는 거죠. 수많은 여행자들이 '자유의 박탈'을 두려워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코로나가 종식되는 순간만 기다리다가는 화병에 먼저 죽을 것 같아요. 하루살이처럼 살아야죠.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게 있어요. 코로나만 해결되면 행복 시작일 것 같나요? 지금 전 세계 이상 기후만 봐도요. 코로나는 시작일 수도 있어요. 겁 주려는 게 아니라, 사실이 그래요. 그러니까 코로나가 끝나기만 바라기보다는, 내 정신 무장이 우선이죠. 더 나쁜 일들이 생겼을 때 과연 나는 버텨낼 수 있을까? 그런 고민도 하게 돼요.
행복에 대해 자주 묻게 돼요
왜 이리 답답하지? 왜 이리 억울하지? 그동안 당연히 누렸던 일상이 파괴됐기 때문이죠. 그 기억이 없었다면, 고통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을 텐데요. 그렇다면 과거 역시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걸 수도 있겠네요. 지나온 시간을 기억 속에서 축소시키려고 노력해요.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코로나가 끝나도, 많은 것들은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해요.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거리를 편해하고, 배달과 원격 서비스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겠죠. 동네 단골들만 기다리는 식당과 점포들은 서서히 망해갈 거고요. 전에 없던 대혼란의 시대에 행복은 어떻게 쟁취해야 하나? 많은 질문이 내 안에서 쏟아져요. 아마도 지금 이 순간 멋진 문학 작품들이 여기저기서 여물고 있을 거예요. 걸작은 상처를 먹고 자라더군요. 세상의 모든 고통을 관통하는 문학과 영화, 웹툰이 등장할 거예요. 우리에게 기막힌 위로와 감동을 전해줄 작품들이죠. 막연한 기다림이긴 하지만 위로라면 위로가 아닐까요? 이 고통과 우울은 무용한 것은 아니다. 나만 괴로운 게 아니다. 이 순간 누군가는, 눈부신 창작물을 키워내고 있다. 이런 생각들이 저를 다독여요. 제가 뭔가를 쓰게 하는 동기 부여가 돼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이런저런 타격을 주고 있어요. 우린 우리대로 맞받아치고 있죠. 많은 것들에 감사하게 되지 않았나요? 저는 그렇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