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두통으로부터 이십 년이 되어 간다. 견디고 미루고 방치하며 이십 대를 보내고 삼십 대 중반이 되어서야 검사를 받고 편두통 진단을 받았다.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하면서 내게 맞는 약을 찾고, 몇 달에 걸쳐 언제 두통이 발병하는지 경향성을 살폈다. 응급실에 몇 번을 실려가면서 대단한 병에 걸렸을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편두통은 대단한 병이 맞다. 의사도 두통 환자 중에 응급실에 실려오는 건 대부분 편두통 환자라고 말했다. 그만큼 통증이 대단해서 견딜 수가 없는 병이다.
현재는 전조 증상이 느껴지면, 미가펜캅셀, 인데놀정 10mg, 맥시부펜이알정, 가스모틴정 5mg을 하루 3회 먹는다. 이 약으로 가라앉지 않는 경우엔 나라믹정 2.5mg을 추가로 복용한다. 회사와 집, 매일 들고 다니는 가방, 가끔 들고 다니는 가방, 그리고 내가 있는 어디든, 내 주변엔 이 약들이 있다. 이렇게 편두통과 더불어 사는 이야기의 기록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