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충북 청주의 한 주택가. 한 여성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저지르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수사기관은 현장에서 DNA를 채취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수사는 난항을 겪었습니다.
2022년, 수사당국의 미제사건 전수조사 과정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다른 성폭행 사건으로 처벌받은 40대 A씨의 DNA가 13년 전 사건 현장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작년 5월, A씨는 재판에 넘겨졌지만 "피해 여성과 일면식도 없으며, 성관계가 있었다면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부족을 이유로 충격적인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서 상황은 반전됐습니다. 대구고법 형사2부는 "DNA 증거의 일치성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진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징역형과 함께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등 강력한 재발 방지 조치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13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결국 정의는 실현됐습니다.
지난 16일,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2부가 DNA 정밀 재검증을 통해 지적장애인 대상 유사강간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초 경찰은 단순 강제추행 혐의로만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의 끈질긴 수사로 더 큰 범죄가 드러났습니다.
피의자 A씨는 "장난삼아 피해자의 배를 만졌을 뿐"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초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에서도 피해자의 반바지에서 A씨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의 진술을 신중히 검토했고, 대검에 증거물의 정밀 재감정을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A씨의 DNA가 검출되었고, 이를 토대로 한 추궁 끝에 A씨는 결국 유사강간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