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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록 Aug 11. 2021

게임 속 비건



  당신은 채식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집 밖을 나서서 장을 본다. 요리를 해 먹기에는 주방이 좁고, 그럴 만한 체력이 남아 있지 않다. 하는 수 없이 편의점의 간편 조리식품을 둘러본다. 핫바(돼지고기 함유량 76.17%), 컵라면(소고기 분말 0.87%), 삼각김밥(참다랑어 20.49%). 비건 식품을 사는 게 쉽지 않다. 예산을 조금 초과하긴 하지만, 두부 바, 곤약 젤리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무더운 여름 체력을 회복시켜줄 ‘포션’이 있는 음료 코너로 간다. 시원한 탄산음료와 맥주, 과일음료들 틈에 진열된 저것은…?





이미지 출처 : 메이플스토리 위키


"파란 포션"


  여름 방학을 컴퓨터와 함께 보낸 추억이 있는 이라면, ‘메이플 스토리’의 메이플 월드에서 여러 직업을 전전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당신이 평범한 모험가로 메이플 월드에 도착했건, 선택받은 영웅으로 메이플 월드의 어느 신비한 섬에 도착했건, 당신은 마을의 여러 NPC들에서 ‘부탁=퀘스트’를 받고, 몬스터를 사냥하고, ‘경험=경험치’를 쌓으며 ‘성장=레벨 업’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당신의 ‘체력’는 닳고, ‘스태미나’는 뚝뚝 떨어진다. 이때,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복용하게 되는 마법의 음료가 있다. 바로 ‘포션’이다. 


  포션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모험가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일까? 여러 마을을 여행하며 커닝시티의 석양을 바라본 경험이 있는 자라면, 커닝시티 명약국의 포션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지나친 포션의 남용은 오히려 체력에 좋습니다’ 메이플 월드 속 몇 개의 약국과 제약회사가 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커닝시티에 위치한 메이플 월드 유일 약국은 전 월드 상점에 포션을 납품하는 중요한 거래처임을 넌지시 암시한다. 그렇다면 ‘포션’은 비건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메이플스토리 인벤


  ‘파란 포션’의 원재료를 살펴보자. ‘푸른 약초로 만든 물약이다.’ 성분만 봐서는 비건 제품임이 틀림없다. 자매품인 ‘빨간 포션’ 또한 붉은 약초로 만들어졌다. 조금 고가의 제품이지만, 널리 사용되는 ‘엘릭서’의 원재료를 살펴보자. ‘전설의 비약이다.’라는 정보만 기재되어 있다. 이것만으로는 포션이 식물성인지, 동물성인지, 혹은 몬스터가 사용되는지 알 수 없다.


  잠시 메이플 월드에서 벗어나, 우리가 사는 리얼 월드를 살펴보자. 당신이 장을 보러 집을 나서기 전, 오메가3 한 알, 타이레놀 한 알을 먹었다. 파란 포션을 집어 들어 메이플 월드에 가지 않았더라면 박카스도 한 병 마셨을 것이다. 이 의약품들에 어떻게 동물 성분이 있냐고? 먼저 오메가3의 캡슐을 둘러싼 젤라틴이 있다. 젤라틴은 동물의 가죽이나 힘줄, 연골 등을 구성하는 천연 단백질에서 추출한 물질로, 의약품에 사용하는 젤라틴은 보통 소의 가죽에서 얻는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타이레놀의 흰색에도 우유에서 추출한 유당이 함유되어 있다. 박카스는 순수비건 제품 아니냐고? 박카스의 주 성분 중 하나인 타우린은 홍합, 굴 낙지 등의 어패류에서 얻는다. 그렇다면 메이플 월드의 파란 포션도, 푸른 약초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동물(혹은 몬스터)를 이용해 만들어진 의약품일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 가메톡 메이플 블로그


  모험가인 당신은 문득 헤네시스 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NPC인 카밀라의 부탁으로, 주황버섯 주스를 만들기 위해 15개의 주황 버섯 갓을 전해준 적이 있다. 메이플 월드에서도 고기를 비롯한 많은 식품들에 동물과 몬스터가 사용된다는 암시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까지 소비한 게 전부 동물을 이용한 음식과 약들이었고, 진정한 비건을 위해선 이것들을 모조리 끊어버려야 하는가? 하지만 그랬다간 메이플 월드에서도, 리얼 월드에서도 하루도 버티지 못할 텐데? 머리가 아파진 당신은 메이플 월드의 접속을 끊는다.





이미지 출처 : https://kyswn.tistory.com/193


"만 번 쓰다듬은 밥 나무 열매"


  메이플 월드를 떠나, 이번에는 웹 브라우저를 실행한다. 지금은 사라져 공터로 남았지만, 인터넷 세계 고고학자들이 만든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복원 박물관을 통해 한때 동물 친구들과 소통하고 이별의 아픔과 성장을 배웠던 동물농장의 세계에 접속한다. 이곳은 마녀의 계략으로 동물이 되어버린 마을 주민들을 잘 먹이고 입히고 보살핀 뒤 최종 관문을 통과해 다시 사람으로 돌려보내는 세상이다. 당신은 농장주로서 농장을 운영한다. 사람으로 되돌린 동물의 수가 늘어날수록 평민과 남작을 거쳐 공작까지의 신분 상승도 노릴 수 있다. 동물들이 성장하기 위해선 애정, 매력, 건강, 지식, 체력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당신은 동물들이 다시 인간이 되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찾아가도록, 그리고 당신의 농장이 번영하고 풍요로워지도록 동물을 돌보는 일에 힘쓴다. 애정을 채우기 위해 몇 번이나 동물을 클릭하고, 매력지수를 위해 크라라의 훈장을 바치고, 공원과 도서관, 놀이공원, 심지어는 세계여행도 보내준다. 가끔 빵집 아르바이트를 시키기도 하고, 작물을 재배하며, 백화점에 브랜드를 입점시키기도 한다. 엑스칼리버를 쥐여 주고 북쪽 탑까지 다녀오니, 당신이 기르는 동물이 배가 고프 단다. 당신 그간 모아둔 은행 예금으로 동물에게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미지 출처 : 동물농장 나무위키, https://kyswn.tistory.com/193


  먼저 진귀한 요릿집을 방문한다. 당신이 기르는 크리스마스 다람쥐를 위해 선물할 음식을 둘러본다. 팬케이크, 핫도그, 햄버거, 옥수수, 자장면,.. 현실 세계의 음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조금 더 괜찮은 음식을 먹이고 싶다. 닭가슴살 오이롤, 일본 라멘, 바닷가재,.. 새끼 돼지가 통째로 들어간 바비큐 샌드위치도 있다. 크리스마스 다람쥐가 아니더라도, 당신의 농장에 있는 돼지가 떠오른다. 피닉스 알 프라이, 5m짜리 참치 튀김 등을 구경하며, 당신은 당신이 비건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동물농장 바깥의 현실 세계에서도, 당신은 언제나 동물들을 좋아했다. 길 위의 고양이들에게 츄르나 참치 같은 것을 챙겨 주기도 했고, 나중에는 좀 더 건강한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염분을 제거해 깨끗한 물과 함께 그릇에 담아두기도 했다. 유기동물 안락사 공고나 불법 개 도살장 관련 게시글을 보면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개와 고양이로부터 시작한 동물에 관한 관심이 점점 다른 동물로 확장되었다. 해양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며 불법 포경과 해양오염에 관심을 두기도 했고, 북극권 생물들을 보며 기후변화를 실감하기도 했다. 어느 일요일 아침, 김치찌개와 함께 습관적으로 TV 동물농장을 보며 당신은 문득 느꼈다. 지금 당신이 먹는 김치찌개 속 돼지와 TV 화면 속 미니피그는 같은 생물 종이라는 것을. 당신은 결심한다. 동물을 먹지 않겠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바로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의 범위가 갑자기 아주 좁아진 것이다. 두부, 샐러드, 야채, 아보카도, 과일, 호밀빵 등을 끼니마다 먹기에 당신의 주머니 사정은 동물농장 은행의 잔고처럼 넉넉하지 않다. 게다가 당신의 가족, 혹은 동거인과 함께하는 식탁에는 언제나 어떤 형태로든 고기가 있다. 당신의 야심 찬 결심은 오래가지 못한다. 완전한 비건을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어서, 당신은 매우 지친 상태로 식탁 앞으로 간다. 닭 다리를 손에 들고 먹는다. 당신은 패배했다. 정말 그런가?


  채식을 시작하는 동기는 아주 여러 가지다. 동물권 보장은 그중 일부일 뿐이다. 건강을 이유로 채식을 시작할 수도 있고, 환경을 위해 채식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확장되는 세계는 넓다. 우리의 식탁에서 고기를 줄여나가는 것이, 기후 변화와 환경이라는 전 지구적 관점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가축 사육은 연간 대략 75억 1600만 톤의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배출하는데, 목초지를 만들기 위해 파괴한 숲이 흡수할 수 있었던 이산화탄소까지 포함한다면 수치는 더욱 높아진다. 산림 파괴까지 고려한 가축 사육은 연간 325억 6400만 톤의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배출한다. 이는 전 세계 배출량의 51%를 차지하며, 자동차와 비행기, 발전소 등의 산업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내가 먹는 닭은 시골의 어느 작은 마당에서 마음껏 돌아다니며 평화롭게 잘 자란 닭이지 않을까? 슬프게도 그렇지 않다. 현재 생산되는 국내산 닭고기의 99.9%는 공장식 축산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당신은 동물들을 마구 가두어 놓고 고기를 생산하는 농장에 화가 난다. 농장이 아니라 공장이라고 불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장식 축산이 아니었다면, 치킨, 북경 오리, 동파육, 초밥, 불고기 같은 산해진미를 맛볼 기회라도 있었을까? 공장식 축산이 모두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동물이 드넓은 목초지에서 자란다면, 그 목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은 끊임없이 흐르다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지구 평화를 위해선 내가 사라져야만 한다. 인류가 멸망해야만 한다. 동물농장의 계정을 탈퇴하고 새로 가입하듯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이 지구를 마구 오염시킨다는 죄책감에서 조금 벗어날 좋은 소식이 있다. 바로 고기를 ‘덜’ 먹는 것이다. 하루 세끼의 식사 중 아침과 점심에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으면, 개인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량을 연간 1.3t 줄일 수 있다.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 번 동물을 먹지 않도록 해보자. 연간 2,269k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전 세계가 몇십 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데, 너무 적은 수치 아니냐고? 명심하자. 당신은 지구를 살림과 동시에, 당신의 일상도 유지해야 하며, 당신의 쥬니버 동물농장도 잘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


  다시 동물농장으로 돌아온다. 다행히도 동물농장에는 ‘스위트 후르츠’라는 대규모 과일가게가 있다. 동물들이 정말 좋아하는 과일이다. 아삭아삭 꿀사과, 샤르르 바나나부터 하늘 나무 열매, 환상의 열매 등 맛있어 보이는 과일이 많다. 당신의 눈길을 사로잡는 과일이 있다. ‘구수한 밥 나무 열매’, ‘백번 쓰다듬은 밥 나무 열매’, ‘천 번 쓰다듬은 밥 나무 열매’,… 당신은 ‘만 번 쓰다듬은 밥 나무 열매’를 발견한다. 이거라면 기쁜 마음으로 선물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다람쥐에게 밥나무 열매를 선물한다. 앗, 다람쥐가 엔딩게임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은 엔딩게임에 도전한다. 먹구름을 상대로 주문을 외운다. 다람쥐와 당신은 전투를 이겨냈다. 다람쥐는 다시 사람으로 변하고, 원래의 직업인 연금술사 생활을 재개한다. 다람쥐가 당신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있다. 어서 확인해보자.


  “저는 주인님의 사랑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주인님은 아주 바쁘셨는지 저에게 사랑과 관심보다는 그저 물질적으로만…다음에 다른 동물을 맞게 된다면 저처럼 외롭게 만들지 말아 주세요.”


   …당신의 애정과 노력이 허무해진다. 잠시 머리가 멍해진다.

  동물농장을 나와, 쥬니버 계정에서 로그아웃한다.








이미지 출처 : 디지몬 월드 위키


"시드몬과 밭에서 나는 고기"


   당신은 오래된 시디 게임 모음 앨범을 살펴본다. 하얀 마음 백구, 동물 철권, 다양한 게임들이 있다. 몇 번 뒤적이다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디가 있다. 시디롬을 열고, 시디를 로딩한다. 당신은 디지몬 월드에 접속한다. 할배몬과 다른 디지몬들이 당신을 맞는다. 당신은 아구몬과 함께, ‘아날로그 맨’의 계략에 맞서 위기에 빠진 디지몬 마을을 구해야 한다. 디지몬은 꽤 복잡한 생명체라, 그저 데이터로만 이루어진 게 아니라 수명, 몸무게, 기쁨, 예의, 질병의 능력치를 모두 가지고 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자꾸 아무 데서나 용변을 보게 하면, ‘스카몬’이라는 흉측한 디지몬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배가 고프면 고기를 먹이면 된다. 고기를 먹인다고? 당신은 잠깐 의아해진다. 여기는 디지몬들이, 디지몬들에 의해, 디지몬들을 위해 살아가는 세계인데, 누가 누구의 고기를 먹는 거지?


이미지 출처 : 디지몬 월드 위키


이미지 출처 : 프크의 게임공략 네이버 블로그


  미심쩍지만, 고기 농장(?)의 관리인인 시드몬에게 말을 걸어본다. 시드몬이 말하길, 디지몬 월드의 디지고기는 밭에서 자란다고 한다. 시드몬은 그런 고기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말 평화로운 세계가 아닐 수 없다. 어떤 디지몬도 죽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악당 디지몬을 처치하면, 디지몬 세계는 원래의 평화를 되찾게 된다. 디지몬 세계의 바이러스를 현실 세계의 환경과 기후 등의 다양한 문제라고 대입해 본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선 도통 누가 정말로 악당이고 누구를 어떻게 처치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분명 현실에서도 디지몬 세계처럼 어딘가 데이터의 균열이 생겼는데, 당최 어떤 손실이며 어떻게 복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복구가 가능한 손상인지, 백업할 수는 없는지조차 까마득하다.


  하지만 손상되고 혼란스러운 현실세계에서도 방법은 있다. 당신은 방금 시드몬에게서 밭에서 자라는 디지고기를 얻었다. 이 밭에서 자라는 고기를 당신은 난생처음 본 것만 같겠지만, 실은 먹어본 적 있다. 짜파게티 속 동그란 고기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완전한 고기라고 볼 순 없다. 콩으로 만든 ‘대체육’이기 때문이다. 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맛을 내며, 고기를 대체할 식물성 식품을 뜻한다. 혹은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서 만든 ‘배양육’ 또한 대체육으로 분류된다. 롯데리아의 ‘미라클 버거’를 떠올려보자. 콩으로 만든 패티와 우유가 함유되지 않는 빵을 사용했다. 냉동식품으로 판매되는 콩고기 스테이크, 콩고기 미트볼 등의 제품도 있다. 2017년 설립된 식품 브랜드인 ‘지구인 컴퍼니’는 겉모습이 못생겨서 상품성이 떨어진 B급 농산물을 활용해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한다. 모두 안 먹어봤다고? 이번 주말, 나와 지구를 위한 식사를 마련해보자. 


  배고픈 아구몬이 디지고기를 먹는 모습을 보자, 당신도 배가 고파진다. 당신은 모든 게임을 종료한다. 편의점에서 고른 예산 초과의 식품들을 둘러본다. 한 끼 반 어치의 값을 지불했는데, 배는 반도 찰 것 같지 않다. 계속 이렇게 가다간 비건을 실천할 수 없을지 모른다. 아니면 완벽한 비건을 철저히 실천하되, 건강이 악화될 것만 같다.


  게임 속의 당신은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세상을 구하곤 한다. 몇 날 밤을 새워 클리어한 게임 속 NPC들이 고마워하고 기뻐하며 당신을 떠나 보내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과 왠지 모를 성취감이 느껴진다. 이에 반해 현실 세계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는 듯 느껴진다. 하지만 당신이 선택한 당신의 행동은 경험치가 되고 당신의 스탯을 채운다. 단지 그 결과가 게임처럼 즉각적이지 않을 뿐이다. 지구가 당장 나아지지 않는다고 모든 행동을 단념하는 건,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매번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느라 전혀 진행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 당신의 결심이 자리 잡을 시간을 주자. 일주일, 혹은 한 달, 어느 하루, 어느 한 끼를 마련하자. 선택지를 늘려 여러 식사를 도전해보자. 느리게, 천천히 레벨업을 하자. 











에디터 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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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우리가 날씨다, 민음사(2020), 어떻게 하면 대멸종을 막을 수 있을까

- “대체육”, 카카오 1분 채널, https://content.v.kakao.com/v/5f88e77bc96b616c52f29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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