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기능사 자격증 도전기

잘 모르는 용어들, 다시 용어검색부터 해야 하는 학생이 되었다.

by 모두모두

6화. 전기기능사 도전기


퇴직 후, 한동안 공허하게 지내던 어느 날

구인공고 속 ‘전기기능사’라는 단어가 내 눈에 들어왔다.

전기는 그저 콘센트와 스위치 정도로만 알던 분야였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끌렸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나도 다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단순한 생각이 시작이었다.


교재를 주문하고 첫 장을 펼쳤을 때,

나는 마치 외국어 책을 보는 듯했다.

“단상, 삼상, 전류, 절연저항…”

익숙한 단어가 거의 없었다.

머릿속은 하얘지고, 손에 든 펜이 무겁게 느껴졌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처음 며칠은 그냥 동영상을 틀어놓고 듣기만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일하던 시절,

하루 종일 현장노동자의 시절 그 근성으로 다시 책을 들었다.

용어 하나하나를 검색하고, 이해될 때까지 반복했다.

전기기능사 카페를 찾아 공부방법을 참고했고,

유튜브 영상으로 문제풀이도 익혔다.

시퀀스 회로 번호 매기는데만 며칠이 걸렸지만

그림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하자 신기하게 재미가 붙었다.


낮에는 복습, 밤에는 문제풀이.

틀린 문제를 만나면 답을 외우기보다

‘왜 틀렸는가’를 찾아내려 애썼다.

공부할수록 어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머릿속이 오랜만에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생각보다 나를 젊게 만들었다.


시험 전날, 긴장도 됐지만 마음 한편이 설렜다.

‘결과가 어떻든, 여기까지 온 내가 대견하다.’

시험장에서는 문제를 푸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머릿속에는 수많은 반복의 흔적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며칠 뒤, 결과 발표 날.

컴퓨터 화면에 찍힌 ‘합격’ 두 글자를 확인했다.


그날 나는 다시 한번 배웠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

몰라도 반복적으로 보고 들으면 익숙해지고,

그리고 어떤 일이든

‘모르면 배우면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내게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었다.

그건 퇴직 후 멈춰 있던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 증표였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도,

꾸준히 배우는 사람은 결코 늙지 않는다.

그날 이후 나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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