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멈추자, 마음이 흔들렸다.
7화. 허리병과 현실의 벽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손에 쥔 날, 나는 오랜만에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다시 일할 수 있겠다.’
그동안의 공부와 노력이 헛되지 않다고 믿었다.
전기 설비 일자리도 찾아보고, 시공 관련 회사에도 문의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처음엔 면접 자리에서 “연세가 좀 있으시네요.”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경력보다 나이가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소규모 시공업체에서 단기 보조 일을 시작했다.
하루 종일 케이블을 옮기고, 무거운 자재를 들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허리가 비명을 질렀다.
퇴직 후 공부하느라 앉아서 지내던 시간 탓인지,
몸은 이미 예전의 내 몸이 아니었다.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말했다.
“무거운 건 절대 들면 안 됩니다. 허리디스크 초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제 다시 현장으로는 돌아갈 수 없겠구나.’
몸이 멈추자 마음이 흔들렸다.
오랜만에 얻은 자신감이 무너졌고,
다시 무기력함이 밀려왔다.
“이제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퇴직 후 시작한 두 번째 인생이
또다시 막다른 길에 다다른 듯했다.
하지만 그때 깨달았다.
내가 일할 수 있는 방식이 꼭 ‘몸으로 하는 일’ 일 필요는 없다는 것.
그동안 공무원으로 일하며 쌓은 경험,
행정 절차와 민원 처리, 서류작성의 노하우는
누군가에게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몸이 아니라 머리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 질문이 내 안에서 새로운 불씨가 되었다.
퇴근도, 출근도 필요 없는 일.
누구나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일.
그렇게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워드프레스로 글 써서 수익을 내는 법’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글을 써서 돈을 번다고? 그런 게 가능해?’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나는 늘 글로 업무보고를 쓰고,
민원 답변서를 작성해 온 사람이었다.
‘글을 쓰는 일이라면, 내게도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
허리병이 내게 준 건 단순한 제약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찾게 해 준 전환의 신호였다.
이제는 몸이 아니라,
생각과 경험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세 번째 도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