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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미 Oct 27. 2022

나는 꿈속에서도 글을 쓴다

꿈이여 이루어져라

나는 꿈을 많이 꾼다. 오래 기억에 남는 꿈도 있지만 또 금방 잊어버리는 꿈도 있다. 

나는 꿈에서 여러 사람이 된다. 유명한 배우가 되었다가 도망가는 범죄자가 될 때도 있다. 여러 명에게 사랑받아 고민하는 풋풋한 여대생이 되기도 하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가슴 아픈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꿈에서 나는 선이다가도 악이 되고 악이다가도 선이 된다. 

중고등학교 때는 꿈을 꾸는 것이 잠자리에 드는 것이 두려웠다. 쫓기는 꿈을 꾸거나 가위에 눌리는 꿈을 꿀까 봐. 그래서 잠이 들 때면 꼭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인가 내 꿈은 많이 평화로워 졌다. 결혼해서 안정을 찾아가기 때문일 수 있고 아이들이 자라서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일수도 있다. 그리고 인도라는 지역이 낯선 곳이 아닌 제2의 고향이 되어버려서 일수도 있다. 어쨌든 전에 비하면 참 일상적인 꿈들이 나를 찾아온다. 

최근 나는 내 꿈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꿈은 밤새 내가 다녀와야 할 여행과도 같은 것이라고. 

매일 찾아오는 이 꿈 친구는 매일 다른 곳으로 나를 이끈다. 때로는 전쟁을 피해 도망가고 때로는 설레는 사랑을 받으며 나는 짧고 긴 여행을 밤동안 한다.  그래서 나는 이 밤의 여행을 그저 하루를 마무리 하는 과정의 하나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꿈속에서는 저 밤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겠지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꿈에서도 글을 쓰고 있었다.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꿈에서 나타난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건지...... 나는 꿈속에서 너무 감동적인 장면을 보면 혼자 중얼거린다. 

'아~ 이 장면은 글로 써야 돼.' 

때로는 꿈속에서 누군가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생각한다.  

'그래. 이런 이야기는 다음 글에다 넣어야지.' 

때로는 꿈속에서 노트와 펜을 들고 좋은 문장들과이야기들을 글감으로 적어놓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꿈속의 내 모습을 인지하고서는 피식 웃는다. '아니 여기서도 나는 글을 쓰고 있네.'

바쁜 생활 때문에 내가 쓰고 싶은 글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꿈속에서라도 글을 쓰고 싶었나 보다. 

짧은 글, 긴 글 때로는 그냥 내 마음의 하소연을 써 내려가는 글. 나는 글을 쓴다. 삶 속에서 얻은 글감들과 꿈속에서 얻은 글감들이 모여서 조금 더 따스하고 마음을 울리는 글이 되기를 바라며. 

글쓰는 것은 나를 숨쉬게 한다. 꿈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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