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사람들 꿈을 잊어버리는 사람들

내 작은 꿈들을 되돌아 보며

by 모두미

꿈을 꾼 적이 있다.

아니 꿈은 매일 몇 개씩 꾸는 나지만 기억에 남는 꿈을 꾸었다.


내가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꿈이었다.

입학 전 한 교수가 하버드 대학을 구경 시켜 주면서 나에게 의대를 공부하라고 추천하는데 내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잠에서 깨서도 한참을 그 두근거림에 설레었다.

꿈이었지만 대리석으로 멋지게 지어진 하버드 대학이 눈에 아른 거렸다.

그리고 곧바로 네이버에서 하버드대학을 쳤다.

‘텔레비전에서도 본 적이 없던 그 하버드가 혹시 내가 꿈에서 본 그 모습 그대로라면 이건 분명 신의 계시다’라는 확고한 신념 아래.

물론 내가 꿈에서 본 대학과는 조금 다르긴 했지만 나의 두근거리는 설레는 가슴을 멈출 수는 없었다.


남편에게 이야기 했다.

“여보 내가 하버드 대학에 들어가는 꿈을 꾸었어.

교수가 의대를 공부하라고 하더라고. 이거 계시 아닐까? 왠지 내가 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닐까?”

둥실 둥실 꿈이라는 구름 위에 앉아서 떠다니고 있는 나를 파악 했던지 남편은 그거 좋은 생각이라고 여보 당신은 할 수 있다며 장학금까지 탈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 한다.

그 후 며칠 동안 난 밤낮으로 하버드를 꿈꿨다.

대학을 졸업한지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을 지라도 꿈속에서의 하버드 대학은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비록 하버드 대학의 높은 입학금과 그곳에 가기에는 내가 너무 잠을 사랑한다는 현실을 마주 하고 내 자리로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다.


꿈을 꾸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꿈을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무래도 후자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나 또한 피아노를 무척이나 사랑했지만 손가락이 짧다는 이유와 피아노를 전공하기엔 우리집안은 그렇게 부유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 내 꿈을 포기했다.


어린이들이 너무나 좋아서 유치원 선생을 하고 싶었던 나는 생각 보다 좋은 성적이 나와서 또 직업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권유아래 간호학과를 가게 됐다.

나의 꿈이 무엇인지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채 말이다.


하지만 꿈이 없이 생활하기엔 나는 너무 감성적이었다.

흥미를 찾지 못하고 매번 수업을 땡땡이 치기 일 수 였다. 그리고 매번 고민했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4년의 대학 생활은 지금도 나에게는 후회로 남는다.

그리고 짧은 병원생활.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던 나였기에 병원에서 환자를 만나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하지만 행복만 하기에는 너무 일이 바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인도에서 살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에서라면 명함도 못 내밀 나이지만 이곳에서는 인정받는 음악 아줌마이다.

한국에서 일할 때처럼 급여는 받지 못해도 이곳에서의 삶이 나를 너무나 행복하게 만든다.


그리고 글을 쓴다.

우연찮게 쓰기 시작한 글이 조금씩 내 삶에 들어와서 글을 쓰며 난 행복해 한다. 글을 쓸 때만은 난 유명한 작가가 된다.

비록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글을 쓰는 것만으로 나는 이미 내 생활 한 부분 한 부분을 그냥 넘기지 않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오늘 한비야 님의 1그램의 용기라는 책에서 교사가 되기 싫은데 안정적인 직업이고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한다는 한 청년을 만난 이야기를 읽었다.

어쩌면 대부분의 우리의 모습이 그 청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너무나 동감하며 내 대학시절을 기억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비록 내 전공과는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지금의 내 생활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그리고 더 큰 꿈을 꾸게 만든다.


에세이 작가가 되어 보자. 동화 작가가 되어 보자.

그리고 적어도 쇼팽의 환상곡 정도는 칠 수 있는 아마추어 피아니스트가 되어 보자.

그리고 더 많은 인도 아이들에게 음악이라는 행복을 전하자.


비록 곧바로 내 꿈이 현실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꿈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자꾸 웃는다.

실소한 사람처럼.

세상에는 꿈을 꾸는 사람들도 많고 꿈을 잊어 버리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운이 좋아 내가 하는 일이 내가 꿈꾸던 일이었던 행운아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삶에 지쳐 꿈을 꾸지 못하고 살아간다.

차라리 이루지 못하는 꿈 잊어버리자 라고 생각하며 구겨진 꿈들을 마음 속 휴지통에 던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꿈을 버리지 않는다면,

꿈을 꾸고 있다면 비록 약간의 손해가 있더라도 조금씩 그 꿈을 위해 나아간다면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된다.


행복한 꿈쟁이가 되어 본 사람은 그 행복을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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