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자기애자의 눈물
악어의 눈물이란
그때 그는, 왜 울었을까.
"그때 그 사람, 미안하다며 울기까지 했잖아요. 그런데 왜 달라지지 않는 거예요?"
내게 그 질문을 던진 이에게 나는 차마, 답을 주지 못했어요. 지금이라면 단호하게 답을 꺼내놓을 텐데 말입니다.
"미안해서 운 것이 아니에요. 그 눈물은 자신을 위한 눈물이었어. 미안해서가 아닌, 스스로의 밑바닥을 확인하게 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자기 연민의 감정, 그 때문이었어요. 무의식적이었을 수 있으나 분명 상대방을 곁에 묶어두기 위한 눈물이었어."
그래, 그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어.
ⓒ베른하르트 길람(Bernhard Gillam)악어의 눈물이란?
악어의 눈물은 위정자를 빗대어 말하는 통속어이다.
악어가 먹이를 씹으며 먹히는 동물의 죽음을 애도해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에서 전래된 것으로, 패배한 정적 앞에서 흘리는 위선적 눈물을 가리킬 때 쓰인다. 실제로 악어는 장기간 물 밖에 나와있을 때 눈이 건조해져 상하지 않도록 눈물을 흘리며, 눈물샘을 관장하는 신경과 턱의 저작 행위를 관장하는 신경이 동일하기 때문에 먹이를 씹어 삼킬 때에도 눈물을 흘린다. 눈물을 흘려서 체내의 염분 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악어눈물증후군은 안면신경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생긴 염증 따위로 인하여 발생하며 보통 안면신경 마비의 후유증으로 일어난다.
출처: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이르는 말.
이름의 유래는 "이집트 나일 강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라는 고대 서양 전설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리는데, 이는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 먹이를 삼키키 좋게 입 안에 수분을 보충시켜주는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눈물도 나오는 것이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하품을 크게 할 때 눈물이 나는 것과 비슷하다. 주로 위선자나 위정자들의 거짓 눈물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인다. 특히 선거에서 정치가가 패배한 정적 앞에서 흘리는 위선적 눈물을 가리킬 때 많이 쓰인다. 뿐만 아니라 동정심을 얻기 위해 흘리는 눈물도 이에 해당한다.
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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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물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 점만은 분명 하지요. 이는 목적이 있는 행위예요. 의식하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던 중요치 않아요. 분명 갑이자 가해자인 그가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어수룩한 피해자의 양심은 연민과 죄책감에 젖어듭니다. 갑으로부터 벗어나기로 한 결심은 무색하게 허물어지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는 기이한 역할의 전치가 일어납니다. 그렇게 을의 순박한 어수룩함은 불공정 거래의 기간을 연장하는 재계약서에 인장을 찍습니다. 악어는 원하는 바를 얻지요. 보통 위정자의 눈물에 '악어의 눈물'꼬리표를 달아주는 칼럼이나 기사가 많답니다. 지금 당장 구글에서 검색을 해도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곧 선거이니 모 후보 이름까지 언급되며 '악어의 눈물' 운운한 기사도 벌써 보이네요. 하지만 전 개인 대 개인 관계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악어의 눈물, 힘의 저울이 기울어진 갑을관계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이 글에서 나눌 겁니다.
| 악어의 눈물은 의식 또는 무의식적인 자위행위이다.
분명한 것은, 눈물을 흘림으로 악어는 이득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유형의 또는 무형의 이득, 형태는 다양할 것이나 자신을 위한 행위입니다. 의식, 무의식의 자위(自慰)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가 얻는 실리는 대개 연민과 동정, 그에 따른 상대방의 반응을 얻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상대의 행동과 선택의 방향을 조정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하겠지요. 어쨌거나 그 눈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상대방을 안중에 두지 않습니다. 철저한 자기애적 행위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위선'이라 대중이 비난하는 것일 테지요. 신체증상으로 안면신경 마비의 후유증으로 악어눈물증후군이 드러난다면, 사회적 맥락에서 악어눈물증후군은 윤리의식과 공감력 마비의 후유증이라고 할까요.
| 진정한 참회란 무엇인가?
신학대학원에서, 심리학대학원에서 이 주제로 토론이 뜨거웠던 시기가 있어요. 영화 '밀양'이 나온 후로는 한동안 학문의 전당 밖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풍성하게 돌았더랬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진정 참회했다면 삶과 행동이 변합니다. 참회했다고 밝히는 시점에서부터 선을 그어 이전과 이후의 삶의 방향성이 달라지게 됩니다. 당장에 생의 습관과 형태가 온전히 바뀌기는 어렵더라도 인생에 대한 태도와 방향성 자체는 온당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는 참회하지 않은 겁니다.
그는 당신의 고통에 관심을 둔 적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당신을 착취할 것입니다.
소화를 돕기 위해 먹이가 입 속에 들어오면 침샘은 침을 분비하기 시작합니다. 침샘과 눈물샘의 신경줄기는 같은 길을 사용하기에 악어는 침을 흘리며 동시에 눈물도 흘립니다.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사람 역시 의식하던 무의식적이던 바로 앞의 대상에게 행사하는 영향력과 힘의 유지를 위해-제대로 집어삼키기 위해-감정을 공략할 수 있는 눈물을 분비하니까요. 가증스러우면서도 영리한 행위. 그러니 속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스라이팅의 무서운 점은 자기 확신을 앗아간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당신이 느끼는 의아스러움, 억울함과 분통함, 불쾌감, 슬픔과 좌절이라는 감정의 온당성에 의문이 생길 겁니다. 그러나 그가 눈물을 흘렸고, 그 이후 전과 달라진 점이 없다면, 오히려 더욱 상황이 악화되었다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멀리 떠나기를 진심으로 권유합니다. 그러고 난 후 아마도 몇 개월 후 길게는 몇 년 후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문득 머릿속이 맑아지며 온전히 자립하게 되는 날, 그날은 오기 마련이니. 그날이 오면, 꼭 다음의 인사를 건네주세요.
스스로에게 속삭여주세요.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네 잘못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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