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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이 May 08. 2023

너는 너에게 뭐해주는데

나의 꿈



익준은 유능한 외과의사다. 미도는 오랜 친구이동료다. 빼곡한 수술 스케줄, 반복되는 응급상황. 취미 많고 노는 거 좋아하던 익준은 이제 다섯 살 된 아이를 혼자 키우며 진료와 육아로 틈이 없다. 익준에게 미도가 묻는다.



"넌 요즘 너에게 뭐 해주는데. 너를 위해 너는 너에게 뭐해 주는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한 장면이다.





미도가 익준에게 한 질문을 스스로 해봤다. 나는 나한테 뭐해줬지? 뭐해줬더라.


나는 나에게 옷도 사주고 가방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책도 사주고, 하다 칫했다. 나는 나에게 뭘 사주기만 했구나. 이고 입히기만 했구나.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묻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해주지 않았구나.


물건을 구입하고 소비하며 행복하다 느낀 순간도 있었다. 겨우 행복의 수준을 그 정도로 낮게 잡고 가치를 폄하시켰다. 잘 먹고 입히는 일이 좋은 부모의 충분조건이 아니 나 역시 나를 생존시켰지만  영혼을 살리는 일에는 관심 갖지 않았다.



결혼하고 30년. 두 아이 키우며 살림하고 일했다. 따뜻한 밥, 깨끗한 집으로 나를 증하고 내가 가진 것 설명했다. 내가 진짜 고 싶은 이 무엇인지 다.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평수 늘려 이사하 게 공이라 생각했다. 직급 오르는 게 성장인 줄 알았다.  사회적 욕망이   오해했다. 욕망을 현실로 만드는  자아실현 다.



엄마는 내게 자주 '너부터 챙겨라'라는 말을 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고 세상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책을 읽으며 몽상을 하고 길 모퉁이를 걸으며 생각의 낚싯줄을 강 속 깊이 글 수 있기'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p164) 바란다는 말을 여섯 글자로 압축 거라 생각한다. 


너는 너에게 뭐해 주는데.


나는 내 영혼을 돌봐. 허기지지 않게 외롭지 않게 보살펴. 내 영혼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 나만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줘.



여행을 하고 빈둥거리고 세상을 깊게 생각하책을 읽고 몽상을 하고 길 모퉁이를 걷겠다. 생각의 낚싯줄을 드리 간의 폭보다 좁아져 점이 돼버린 시야를 넓겠다. 것이 내가 내게 해주고 싶은 것, 나의 꿈. 금 쓰는 이 글 역시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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