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백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가르타 Apr 28. 2016

행복과 불행의 경계에서

행복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

‘행복’이란 것은 ‘불행’만큼 온몸의 감각이 곤두서는 자극성은 없다.

불행을 겪게 될  내면에서 울리는 경종으로 각성에 가까운 심리상태를 경험하는 것에 반해

행복이란 주로 나른할 만큼 잔잔한 것이어서 찾아와도 모르거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닫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행복은 그렇게 무디며 비몽사몽 한 상태로 맞이하고, 또 지나가는 것이 맞다.

‘불행’은 깊이 파고들수록 형체가 더욱 또렷해지며 불행의 본질에 가까워지지만

‘행복’은 심오히 의식할수록 그 반대편으로 멀어져버린다.

사람들은 안온하게 유지될 줄 알았던 행복을 상실한 뒤 자책하기도, 타자를 원망하기도 하지만

행복에 깃든 유한함의 법칙을 무효화할 수 있는 방법이란 세상에 없다.

행복은 잃는 것이 아니라 제 몫을 다한 뒤, 때가 되면 떠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이 머무는 순간들을 온 마음을 다해 기꺼이 누려야 하기에

시한부적인 운명을 숨긴 채 찾아온 ‘행복’을 영문 모르고 잠시 껴안았다가 떠나보낸다.




2016. 4. 26 화요일

매거진의 이전글 긴 휴식이 내게 준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