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gun Seo Sep 11. 2018

30년 만에 처음입니다만 -Ⅰ편

한남이라뇨, 한국남자입니다. - 3편


처음 이 글을 적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는 ‘제사, 차례’ 문화 때문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결혼을 한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제사, 차례’

제사/차례는 남자 쪽 조상을 모시는 일인데,
왜 외부에서 온 손님(결혼만 아니었다면 남이었을)이 준비해야만 하는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고백하자면, 저 또한 추억이 없는 증조할머니, 할아버지부터는 제사상을 올리면서 감상에 젖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 날이 제삿날이라고 하니 이레 하는 연례행사로 생각해왔습니다

저 조차 이런데, 처음 시집왔을 때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제 누나는, 여자친구는 또 어떨까요.



생각이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더 이상 ‘관습’이 어떻고, 전통이 어떻고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직접 행해야하는 ‘저의 일’이었습니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부모님께 이번 제사부터는 모든 것을 제가 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큰 감동을 받으셨습니다.

감동받은 엄마의 모습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마냥 기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제삿날에는 설거지나 음식 세팅이나 도우며 ‘많이 돕는다’라고 자부(?)하던 시간들이 깨져서 입안에 가득 씹혔기 때문입니다.

그건 부끄러움, 죄송함, 슬픔이 뒤섞인 감정이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일요일 연재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롤로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