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이라뇨, 한국남자입니다. - 3편
처음 이 글을 적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는 ‘제사, 차례’ 문화 때문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결혼을 한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제사, 차례’
제사/차례는 남자 쪽 조상을 모시는 일인데,
왜 외부에서 온 손님(결혼만 아니었다면 남이었을)이 준비해야만 하는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고백하자면, 저 또한 추억이 없는 증조할머니, 할아버지부터는 제사상을 올리면서 감상에 젖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 날이 제삿날이라고 하니 이레 하는 연례행사로 생각해왔습니다
저 조차 이런데, 처음 시집왔을 때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제 누나는, 여자친구는 또 어떨까요.
생각이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더 이상 ‘관습’이 어떻고, 전통이 어떻고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직접 행해야하는 ‘저의 일’이었습니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부모님께 이번 제사부터는 모든 것을 제가 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큰 감동을 받으셨습니다.
하지만 마냥 기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제삿날에는 설거지나 음식 세팅이나 도우며 ‘많이 돕는다’라고 자부(?)하던 시간들이 깨져서 입안에 가득 씹혔기 때문입니다.
그건 부끄러움, 죄송함, 슬픔이 뒤섞인 감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