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할머니가 꿈입니다만

ep.04 귀여운 할머니의 촌스러운 사랑

by 모과양

-에이, 설마 책방을 차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죠?


-생각은 공짜이니까 맘껏 해 볼게요.



제주도에서 홀로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목적이나 계획을 가지고 책방을 다닌 것은 아니었고 어쩌다 보니 제주도에 많은 독립서점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 책방이란 매력에 빠져 요즘도 혼자만의 시간이나 여유가 있을 때 가보고 싶었던 책방을 가본다거나, 좋아하는 동네에 들렀을 때 우연히 서점을 발견하면 절대 지나치지 않고 꼭 한번 들어가서 어떤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지 이 책방의 주인장은 어떤 취향의 책들을 좋아하는지를 보는 편이다.

이렇게 대형서점이 아닌 동네의 개성이 담긴 책방들을 볼 때마다 “아, 나도 내 취향이 잘 담긴 책방을 만들어 운영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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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책방을 구석구석 누비며 다니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잔잔하게 흘러나오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햇살이 폭신한 소파 위에 떨어지는 그런 책방.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간단한 요깃거리도 판매하면 좋겠다.

여름에는 빙수,

겨울에는 단팥빵!

언젠가 내가 더 나이를 먹고 귀여운 백발 할머니가 되었을 때 책방에 오신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돈도 안 되는 책방을 도대체 왜 하고 싶은 거니?라는 말이나 차라리 책방 말고 돈이 되는 카페를 창업하는 게 어때?라는 말만 돌아온다. 물론 틀린 말도 아니다. 책방은.. 특히 작은 독립서점은 돈이 안된다. 나도 알고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해서 집으로 편하게 배송을 받을 수 있고, 더 나아가 전자책이라는 것도 생겨나 따로 종이책을 구매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책을 읽는다. 내 생각엔 아마도 삶이 바쁘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나 짐들은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아 최고의 효율적인 방식을 사람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이렇게 책방이, 종이책이 대중적이지 못한 마이너한 것이라 불리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마이너라도 상관없다! 난 독립서점이 좋고, 무거운 종이책이 좋다. 효율적인 방식으로만 책을 대하기에는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있고, 온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촌스럽게 사랑할 거다.


*제주 여행 중 책방 방문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