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마가 될 수 있을까?(3)
왜 연애를 안 하냐며 닦달하던 회사 후배는 기어코 소개팅을 잡아왔다. 당시의 나는 “혼자서도 너무 괜찮아서” 누구를 만난다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주선해 준 노력이 고마워 약속을 잡고 나갔다. 꽤 추운 날씨였는데, 식당에서는 둘 다 말없이 밥을 먹었다. 커피는 내가 사고 집에 가야지 싶어 자리 잡은 카페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덜컥 ‘이 사람이랑 결혼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냥 그럴 것 같았다.
다섯 번쯤 만났는데도 고백을 안 하는 남자가 답답해 우리는 언제 사귀냐 했더니, 오늘 고백하려 했다며 삽시간에 초친 여자가 됐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의 연애는 즐거웠고 행복했다. 잔잔한 호수를 둥둥 떠다니듯 만났고, 나는 고백을 했다.
”나는 결혼을 해야 한다면 오빠랑 하고 싶은데, 어렸을 때부터 아팠어요. 재생불량성빈혈이라고 골수에서 피를 만들지 못하는 병이에요. 지금 약을 먹고 있어서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이 약을 먹으며 임신출산이 가능한 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나는 아기를 낳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아기 없이 우리끼리 사는 삶도 괜찮아요? “
말이 없고 신중한 남자친구는, 조용히 주억거리며 자신도 결혼을 해야 할 거라면 나랑 할 거였다고 괜찮다고 했다. 지금껏 연애한 것처럼 우리 둘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하객들을 부르기 어려웠던 시절, 온통 마스크를 낀 사진 사이로 제주도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3년 간 행복했다.
결혼생활 내내 잠자리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대화를 하곤 했는데, 늘 남편이 먼저 잠들었다. 그리고 어스름한 빛 사이로 남편의 잠든 얼굴을 구경하곤 했는데, 남편을 닮은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30대 중반이니 이제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