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not?

나도 엄마가 될 수 있을까?(4)

by 모얼리

임신을 하고 싶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주치의 선생님의 허락이 필요했다. 당신을 닮은 아가를 갖고 싶다고 남편을 설득하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었다.


두세 달에 한 번은 만나는 주치의 선생님께 뭐라고 물어야 할까 말을 골랐다. 엄마와 함께 온 아기들 사이에 앉은 서른도 훌쩍 넘긴 소아청소년과 환자로서, 이런 걸 여쭤 봐도 될까 내심 긴장이 됐다.


무슨 말로 시작할까 고민했던 것 같은데 대뜸


“선생님, 저 임신해도 될까요? “


라고 여쭤봤다.


“Why not?”


어렸을 때부터 만난 선생님은 안 된다는 말을 잘 안 하셨다. 결혼한 사람이, 가정을 이루겠다는 데 안 될게 뭐냐 하셨다. 하지만 그건 혈액내과 의사로의 소견이니 산부인과 협진을 내주신다 하셨다. 대학병원 산부인과는 외래 잡기가 쉽지 않은데, 협진이 되면 난이도가 조금 쉬워진다. 오후에 산부인과 교수님을 만나기로 했다. 떨렸다.


크고 까만 눈동자를 가진 산부인과 교수님은, 웃지도 화내지도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검사 결과에 따라 소견을 말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럼, 다음번엔 남편과 같이 와야겠다고 했다. 검사결과를 위해 피를 뽑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에게 연락을 했다. 오늘 저녁에는 우리 산책을 하면서 전화를 하자고.

나는 아가를 갖고 싶다고 했다. 나를 하나도 안 닮아도 좋으니 당신을 꼭 닮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려면 아들이면 더 좋겠다고도 했다. 남편이 작게 하하 웃으며 우리가 아이를 가진다면 반반 닮을 거라고 했다. 그래도 역시 우리는 아이가 있어도 없어도 행복할 거니, 결과를 너무 기대하지는 말자고 했다. 우리는 주말부부라 주말에만 만나니, 다음 진료가 토요일이라 다행이라 했다. 세상에서 가장 긴 3주를 보냈다.

이전 03화우리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