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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호 Mar 25. 2019

누더기가 된 밤 나를 안아주는 당신

일이 꼬일 때는

한도 끝도 없이 꼬인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

진짜 삶이 빙그르르 구렁텅이 속으로 와장창

다 깨져서 산산조각 날 것 같은 개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아직도 내일도 또 더 심할지도 모르는

하루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가슴이 또 너덜해져서

톡 건들면 눈물이 와르르 쏟아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꾹 꾹 참았다가

집에가서 울어야지 했는데


나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보다 더 내가 놀라고 감동한 사실은

그가 나를 웃게 만들었단 것이다.


절대 웃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나조차 나 스스로 웃게 만드는 법을

모르겠어서 어쩌지 뭘하지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너무나 어이없게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같이 신나게 부르면서

웃음이 터지고 기분이 나아졌다 밝아졌다.

다 괜찮아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가사가 좋았고

나만 힘든거 아니고 다들 이런 생각하는구나 싶었다. 개같은 하루에 개같은 일진이었지만

아니 지난 몇주간 그랬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진정 알아봐주는 것 같아서

신기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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