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줄리 앤드 줄리아를 보다가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줄리아의 남편 폴이 집에서 연 조촐한
발렌타인데이 기념 파티에서
지인들에게 줄리아와 만나게 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었다.
이러저러해서 그녀를 만났다.
근데, 그냥 어느날 보니,
그녀였다.
It turned out to be Julia.
그녀가 지금 왜 내 옆에 있게 된건지
그건 ..
그냥 어느 순간 그녀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녀가 나와 함께 할 사람이란 것.
그냥 더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게 있는 대사였다.
요새 많이 느낀다.
그냥 이 사람이구나.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그 사람도 같은 상황에서 자기 자신보다
서로를 위했을 때,
그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다.
요새는 자기가 더 중요하단 연애관이
유행처럼, 진리처럼 여겨진다.
자기 자신의 시간 공간 취미 취향,
이 모든걸 상대방에게 이해와 존중, 배려 받길
바라며 나의 무엇도 희생은 하지 않는 것이
멋지고 제대로된 연애관계인것처럼 떠든다.
하지만
그런 연애 속에서 정작 나는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받는단 기분이 든 적이 있는가?
아니다.
그저 자기 자신만 챙기는 관계에서 오는 외로움을
다른 것으로 채우기 급급했을 뿐..
결국 두 사람이 함께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 함께 할 준비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사람과 있을 때 내가 나를 솔직히
드러내도 괜찮은지,
그리고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이 담긴 모든 모습도
받아들일만한 마음의 크기인지 같다.
그 속에는 내가 감수해야 될
많은 희생에 대한 동의도 담겨있다.
이 사람은 나에게 참 많은 생각의 변화를 준다.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위해 희생하면서,
시간과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모습을 보며
그 모든 것에 인색했던 지난 누군가들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같은 것 같으면서
전혀 다르다.
오늘 그저 내 바람은
그냥 서로가 서로에게 이 사람이구나.
라는 마음이 지속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