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우울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 무사히만 돌아오세요." 와 같은 배웅을 받으며 사회라는 바닷속에 풍~덩 뛰어 들었다. 끝 없는 바다, 환호, 수많은 경쟁자들, 떨어지는 폭탄, 그리고 사람들 속..
바다 위에 동동 떠서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는 소녀
왜 이렇게 죽자고 헤엄을 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헤엄을 치고, 속고 속이며 경쟁자를 물리치려고 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그냥 천천히 헤엄을 치는 게 좋았다.
어쩌면 헤엄을 치고 싶지 않았다.
헤엄치지 않으면 가라 앉는다고 주변에서 뭐라고 했다. 알고 있지만..더 잘 헤엄칠 수도 있었지만
소녀는 더이상 그러고 싶지 않았다.
왜냐고 물으면
'그냥, 바보같아서' 라고 답했다.
사실 소녀는 거친 파도 속에서
사람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족을 잃었고, 친구를 잃었다.
그들은 점점 미쳐가거나, 변해갔다.
계속되는 헤엄질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계속 소녀를 불렀다.
함께 헤엄치자고..아무 일 없을 거라고
너가 약해서 그런거라고
'아니, 그렇게 미친듯이 헤엄치고 싶지 않아.
당신들은 점점 물고기로 변해가고 있어'
하지만 소녀처럼 천천히 헤엄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함께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주고 받았다.
소녀는 그들과 있어 행복했지만 물고기 특유의 어두운 비린내가 풍길 때면,
그들도 물고기로 변할까봐 두려웠다.
소녀는 밤 하늘 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광활한 바다에서 어떻게 자신을 잃지 않고
지킬 수 있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