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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Sep 06. 2020

고객을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페르소나와 잠재고객

페르소나(Persona)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하는 단계에는 흔히 페르소나를 어떻게 설정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따라온다. 누군가에게 페르소나 설정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도 이 제품의 페르소나가 어떻게 되는지 고민해보기도 한다.

  페르소나는 본디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가 그 어원이다. 연극에서 쓰이는 가면이 점차 인격을 뜻하는 용어로 작품이나 심리학에서 사용되다가 현대에 와서는 가상의 인격을 설정하는 용어로 사용되게 되었다. 서비스를 기획하는 업무에서는 해당 제품을 실제 사용할 거라고 가정하고 만든 일종의 가상 프로필을 의미한다.


 이번 글은 페르소나와 고객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 페르소나는 어떻게 설정하는가
2. 페르소나랑 잠재고객이 같은 건가요?
3. 잠재고객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페르소나는 어떻게 설정하는가

  나는 서비스 기획을 진행하면서 페르소나를 설정할 때면 꽤나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나는 늘 영화에서만 보았던 프로파일링처럼 해보려고 한다.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가 생각할 때 무언가 재미가 느껴지기 때문에 종종 그렇게 한다. 가상의 인물을 따와서 사진도 넣어보고, 이름도 정해 본다. 성별, 나이, 직업도 작성하고 심지어는 자녀 수, 가치관, 평소 자주 생각하는 것들 등도 포함해서 정하기도 한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작성하면 작성할수록 내 서비스의 이용자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상정할 수 있어 서비스를 구상하는 방향성을 설정하기에 용이하다.

  이렇게 페르소나를 설정하면 서비스를 기획할 때 페르소나가 좋아하는 색깔, 버튼 방식 또는 크기, 위치 등의 UI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페르소나가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기능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마케팅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50 ~ 60대에 해당하는 페르소나라면 텍스트의 크기가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좋다. 또는 10 ~ 20대에 해당하는 페르소나라면 최근에 유행하는 요인들을 고려하여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소나랑 잠재고객이 같은 건가요?

  하지만 페르소나에는 단점이 있다. 페르소나를 잠재고객과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페르소나는 특정한 한 개인의 프로필을 고도화한 것일 뿐이다. 같은 연령대, 같은 성별, 같은 선호 트렌드를 공유하고 있다고 해서 페르소나가 잠재고객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다. 생활 습관, 소비 패턴은 모든 개개인이 다 다르며, 심지어는 가지고 있는 생각, 살아온 가치관 또한 모든 개개인이 다르다. 인간이 결정을 내리게 되는 기준에는 그 간 그 개인이 살아온 인생이 전부 담겨있기 때문에 페르소나가 잠재고객을 상징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페르소나를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페르소나에 애정을 느끼게 되는 경우 마치 페르소나가 전부일 거라는 착각에 종종 빠지곤 한다. 그래서 서비스를 테스트하거나 실험하는 단계에서 페르소나에 대한 예상 결과가 실제와 다르게 나오는 경우에도 해석을 달리하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또한 페르소나를 고도화하였다고 하더라도 페르소나에 대해 받아들이는 사람들 또한 모두 다르게 생각한다. 30대 직장인, 예를 들어 미생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김동식 대리를 페르소나라고 설정했다고 가정해보자. 누구는 김동식 대리를 일 잘하고, 융통성 있고, 상급자에게 충성을 다하는 조직원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반면 다른 누구는 김동식 대리를 적당히 대충대충 할 일만 하고, 실수도 잦고, 부하직원의 개인적인 삶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사람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은 페르소나에 대해서도 주관적으로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즉, 페르소나를 잠재고객으로 설정해버리기에는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페르소나를 전부라고 생각하고 기획하기보다는 그저 서비스의 방향성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생각하곤 한다.


잠재고객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그래서 잠재고객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할 때는 페르소나로 설정한 유형의 사람과 비슷한 집단의 사람들을 총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설정한 페르소나와 일치하는 조건들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모아 그들을 종합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접근해서 분석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요인들이 있는지, 독특하게 행동하는 패턴들이 존재하는지 등을 파악해서 잠재고객을 설정하고, 그들의 행동 패턴을 토대로 서비스를 기획해야 한다. 쿠팡의 김성한 PO는 '프로덕트 오너'에서 고객을 분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였다.

1. 이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2. 개개인이 아닌 법인이나 단체가 이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나?
3. 사용자는 어떤 가치를 얻으려고 하는가?
4. 프로덕트가 그 가치를 직접적으로 제공해줄 수 있나?
5. 성공적으로 제공했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증명 가능한가?
6.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용자 집단을 묶을 수 있나?

  잠재고객을 설정하기 위해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그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다 보면 진짜 우리 서비스, 우리 프로덕트의 고객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물론, 정답은 없다. 다만 끊임없이 잠재고객을 설정하고 분석하는 그 과정을 통해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고,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은 결국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정리

  고객을 위한 마음은 기획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하는 거, 우리가 잘 만들어낼 수 있는 것들은 재미있고 만들어내기는 쉬울지언정 팔릴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다. 결국 우리가 만들어내는 서비스나 제품들을 고객들이 구매해주어야만 비로소 그 서비스와 제품은 가치를 가지게 된다. 좋은 가치, 중요한 가치는 우리가 말로만 떠들어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알아줄 때 비로소 인정받는 것임을 알고,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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