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머리가 번뜩이는 아이템이 생각났다면. 이제 만들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왜 사람들은 이 엄청난 아이템을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걸까. 이 아이템의 잠재적 가치를 왜 몰라주는 걸까. 아무리 이번 아이템이 대박이라고, 만들면 무조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떠들어도 소용없다. 혼자서 만들 수 없다면, 투자를 받아야 한다면, 그렇다면 함께할 누군가와 투자를 해줄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존재하는 문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자.
이번 글은 서비스나 아이템을 구상하며 사람들을 설득할 때 사용하는 문서, 사업계획서에 대한 내용이다.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사업계획서는 무엇인가요?
2. 사업계획서는 어떻게 작성하면 될까요?
사업계획서는 말 그대로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문서이다.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가치를 보여주고,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함께 만들어갈 사람들을 설득하고, 서비스에 투자할 잠재적 투자자를 설득하는 문서이다. 어떻게 보면 서비스나 제품의 시발점이자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서비스나 제품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정도만 진행한다면 사실 작성할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나 신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사실 작성해볼 기회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막연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막상 작성하려고 하면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감조차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간단하다. 앞서 말했듯 사업계획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을 소개하고,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설명함으로써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문서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생활을 해오면서 '설득 = 주장 + 근거'라는 간단한 법칙을 알고 있다. 사업계획서에서도 이 법칙은 깨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PPT로 작성하나 아래에서 소개하는 요건에 맞추어 워드로 작성해도 된다. 중요한 점은 아래에 소개할 주요 요점들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가장 먼저 소개를 해야 한다. 상대방은 내 사업, 내 아이템, 내 서비스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생각해야 한다. 심지어 오늘 처음 소개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것이다. 거창하게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간단하게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하거나 회사에 대한 소개를 한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미션이나 비전을 이때 설명해도 좋다.
어떤 회사인지, 어떤 서비스인지를 소개했다면 회사 또는 서비스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누가 봐도 '그래, 저건 문제지.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게 정리해야 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때 소개할 문제 원인에서는 경제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부분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가치는 문제점이라고 딱 잘라 지적하기에는 사실 좀 아쉬운 점이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시장의 현금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해서 수익을 더 많이 이끌어내겠다'라는 내용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현금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적은 일반 시민들에게 재테크의 기회를 창출하고 싶다'라는 내용이 좀 더 가치 있어 보이지 않을까? 우리 아이템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시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는 거지?'라는 궁금증을 최대한 증폭시키는 것이 좋다.
문제 원인 분석과 함께 잠재적 사용자의 니즈를 작성하는 것도 좋다.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을 떠올려보자. 사업계획서를 보고 있을 사람들이 쉽게 상상해볼 수 있도록 한두 문장으로 핵심 니즈를 표현하는 것이다. 잠재적 사용자가 중고거래를 하는 사람이라고 가정하면, '혹 사기가 아닐까? 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와 같이 우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문제점을 제시했으면, 그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설명하는 페이지다. 우리의 아이템을 설명하는 본격적인 페이지인 것이다. 다만 중요한 점은 핵심 기능들을 중점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서비스를 요모조모 따져보았을 때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 앞서 제시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기능을 설명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때 단순하게 기능만 나열하기보다는 서비스를 간략하게나마 구현한 사례나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설득에 있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실제로 나오지 않았다 해도 괜찮다. 머릿속에 구상했던 서비스를 (완성본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목업으로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문제점도 공감하고, 우리가 제시한 솔루션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설득했다. 그다음은 우리 아이템이 시장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이다. 아무리 문제를 해결하기 좋은 아이템, 혁신적인 아이템이라 해도 시장성이 없다면, 즉 사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 소용없다. 시장성 분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시장 기회(규모)와 경쟁현황이다. 그래서 페이지도 2페이지를 할당했다.
시장 기회(규모)는 시장이 얼마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지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명확하게 누가 조사해서 제공하는 수치가 있다면, 또한 그 자료가 공신력이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러지 못한다. 이럴 때는 게스티메이션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크게는 잠재적 수요자 수 X 대체재의 가격과 같은 방법으로 추산할 수 있다. 탈모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템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잠재적 탈모인의 수가 100명이고, 평균적인 탈모샴푸의 가격이 20,000원이라고 했을 때 시장 규모는 100 X 20,000 = 2,000,000이 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조금은 더 복잡하고, 조금은 더 명확하고 정확한 수치들이 제시되어야 설득력이 있다.
경쟁현황은 현재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을 먼저 해결하고 있는 회사나 비슷한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보여준다. 우리의 경쟁사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그저 보여주기만 하면 안 된다. 경쟁사들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토대로 우리가 경쟁사보다 어떤 장점이 있고 우위가 있는지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의 타겟 고객에게 우리 아이템을 어떤 구조로 판매하고, 유통하고, 수익을 가져올 것이지를 표현하는 장표이다. 이해관계자에 대한 부분도 추가할 수 있으면 추가하자. 다만 명심할 부분은 비즈니스 모델은 복잡하거나 어려우면 안 된다. 핵심적인 내용만 제시해야 한다. 복잡하면, 보는 사람 마음도 복잡해진다.
성과는 현재까지 우리가 회사와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부분이나, 이 과정에서 얻은 성취를 보여주는 페이지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이제 막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무슨 성과가 있겠어요?'라고 할지도 모른다. 정말 그렇다면, 잠시 작성하던 사업계획서를 내려놓고 당장 나가서 인터뷰라도 진행하자. 이 아이템의 수혜자를 찾아가 이 아이템이 나오면 어떠할지 반응을 물어보거나 MVP 제품이라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실제로 아이템이 먹힌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설득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여야 한다.
투자를 받거나 아이템을 만들고 나면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할지, 영업을 할지, 파트너십을 맺을지, 더 디벨롭시킬지를 기재한다. 이를 토대로 서비스를 단순하게 만들고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출을 어떻게 가져오고 시장에 어필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회사나 서비스가 어떤 가치를 가져올 수 있을지를 기재한다. 2페이지로 할당한 것은 해당 페이지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로 나누어서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서비스가 가져올 경제적 가치는 회사가 얻어낼 수익 이어도 좋고, 회사가 사회 전반적으로 가져올 경제적 효용을 기재하여도 좋다.
사회적 가치는 우리 서비스가 사회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지를 기재한다. 우리 서비스를 통해서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비율을 20% 낮춘다던지, 취업률을 30% 증대시킨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면 된다.
회사나 서비스를 만들어갈 수 있는 현실성 있는 팀을 보여주는 페이지다. 앱 서비스를 만든다면서 개발자가 한 명도 없으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설득력이 없다. 금융 관련한 상품을 만든다면서 금융 관련 전문가가 한 명도 없으면 누가 투자하겠는가. 우리가 앞서 제시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아이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이라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오늘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적어보았다. 결론적으로 사업계획서는 결국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문서라는 것이다. 그리고 설득을 위해서는 항상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업계획서를 통해서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오늘 얘기한 플로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을 때 좋은 기회가 되어 KT&G 상상 스타트업캠프 과정에서 Underdogs의 사회적 기업가 육성 프로그램을 수료하였는데 이때 배운 경험이 크다. 이때 배운 것들을 토대로 창업 프로그램에서 우승도 해보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발되기도 했다. 이후 몸담았던 회사들에서도 어쩌다 보니 수없이 많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피칭을 하면서 사업계획서를 보완해나갔다. 이러한 경험이 새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