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을 전달하는 원 페이지 보고서
핵심이 도대체 뭐야?
혹시 보고서나 기획안을 작성해서 보고하고 공유했을 때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시간도 없어 죽겠는데, 무슨 내용이 이렇게 많아?', "그래서 핵심이 뭐라는 거야?"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던 경험이 있었을까? 만약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대답은 원 페이지 보고서(한 페이지로 작성한 보고서)를 달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번 글은 원 페이지 보고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 글이다.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원 페이지 보고서는 무엇인가요?
2. 원 페이지 보고서의 장점과 단점
3. 어떻게 연습해야 하나요?
원 페이지 보고서는 무엇인가요?
원 페이지 보고서는 그리 낯선 개념은 아니다. 부르는 명칭에서도 바로 파악할 수 있다시피 보고하거나 기획한 내용을 한 페이지에 압축해서 담아 넣은 보고서를 말한다. 내용의 전체를 압축해서 넣었다는 말은 일단 전체를 구성하는 모든 내용이 다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획안 전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요약이나 글의 전체적인 윤곽을 잡아 놓은 개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요약이나 개요와는 다르다. 사실 이렇게 압축해서 한 페이지로 구성하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생각보다 글을 쓰는 것을 잘한다. 시간이 충분하고, 지면이나 글자 수에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내가 작성한 글을 읽어줄 누군가의 시간과 인내력이 충분하다면 원 페이지 보고서는 필요하지 않다. 좀 더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어떻게 하면 나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조차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원 페이지 보고서의 장점과 단점
원 페이지 보고서의 장점은 단 시간에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를 획득하고, 고민하고, 처리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똑같다. 그러한 상황에서 '나에게는 중요한' 어떤 일들이 '남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긴 글로 표현한 내 생각은 남의 시간과 집중력을 흐려지게 만들면 그들은 점차 내 생각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글을 읽다 보면 점점 핵심을 놓치게 되고, 핵심을 놓치다 보면 그들의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결국 내게 중요한 일이 바로바로 처리되지 않기 때문에 내 업무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 원 페이지 보고서를 통해 보고한다면 바쁘고 하루에도 수많은 보고를 받게 되는 상급자들과 내 글을 읽고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협업자의 시간을 절약하며, 핵심 내용을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건 한 장 짜리 보고서로 작성한 일감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일감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그들에게 덜 중요한 일이더라도 빨리 처리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켜 일이 바로바로 처리되곤 한다.
원 페이지 보고서의 단점은 숙련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숙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자칫 중요하거나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버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숙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을 하려고 하면, 길게 작성했을 때보다 더욱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압축하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그 업무에 관해서는 보다 전문가가 되어가고, 숙련되게 된다면 어떤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핵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고민을 하고 훈련을 한 만큼 남의 보고서나 기획안을 읽고 핵심과 중요 내용을 파악하는 스킬이 향상된다. 숙련만 된다면, 단점은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한 영역이다.
어떻게 연습해야 하나요?
연습은 의외로 간단하며, 상식적이다. 업무나 실생활에서 끊임없이 원 페이지 보고서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고서나 기획안의 경우 조직마다 그 구성은 다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정해진 형식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실제 필요에 의해 계속 수행해보는 것이 숙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원 페이지 보고서라 해서 한 페이지 안에 내용을 압축하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받지 않아도 괜찮다. 원 페이지 보고서의 핵심은 길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을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 보기 쉽게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원 페이지가 아니라 투 페이지, 쓰리 페이지가 될 수도 있다. 연습을 통해 반복적으로 숙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도로 압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사실 진짜 많은 내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실제로 압축하고 압축해도 원 페이지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혹시 하루를 꼬박 걸려 작성한 보고서가 기존의 보고서의 양과 달라 업무의 양이 적어 보이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면, 그러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다. 업무를 했다는 것을 업무 수행의 질이 아니라 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그 사람이 일을 못하는 거구나 생각해도 괜찮다.
결론
원 페이지 보고서는 사실 업무 역량에 있어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원 페이지 보고서로 작성했는가 하지 않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더욱이 일부 사람들은 길게 풀어쓴 보고서나 기획안을 고생과 고민과 치열한 업무 수행의 결과로 보기도 한다. 즉, 원 페이지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고 해서 상급자나 협업자가 인정해주거나 칭찬해주는 것도 아니다. 또한, 보고서를 보는 대상자들은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 얼마나 고민을 했는가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업무 프로세스나 프로젝트의 진행이 훨씬 수월해지고 효과적이며, 실용적으로 변화하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