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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Feb 14. 2021

기획안에는 명확성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제가 의도한 것은 그런 게 아니라...", "아니 그 말이 아니에요. 사실 이거였어요!" 기획안을 보고하는 누군가의 의문에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면, 기획안을 읽고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협업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면, 내가 의도한 의견이 충분히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면 그건 내 기획안에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기획자에게 글, 즉 기획안을 작성하는 것은 업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상적인 아이디어와 사고의 과정을 글로 구체화하고 현실성 있는 것들로 바꾸어가는 과정이 곧 기획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글은 명확한 기획안을 작성하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 글이다.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Who, 누가 보는 기획안인가요?
2. Why, 왜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기획 배경)
3. What & How,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Who, 누가 보는 기획안인가요?

 기획안을 작성할 때 첫 번째로 중요한 부분은 '누가 보는 것인가'다. 대표님께 보고 드리는 기획안에 비즈니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업 실행 계획 등에 관한 내용보다 개발 세부 정의만 잔뜩 적혀있다면, 그 기획은 대표님의 시간을 빼앗고, 관심도를 떨어뜨리며, 기획자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것이다. 반대로 개발자가 보는 기획안에 개발에 대한 세부 정의보다 비즈니스의 기획 내용이 잔뜩 적혀 있는 기획안을 제시하면, 개발자는 기획안을 보는 내내 지루해할 것이고, 기획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무얼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는 의구심만 가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기획안을 작성할 때 명확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반드시 사전에 전제되어야 하는 부분은 누가 보는 기획안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한편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럼 같은 기획에 관한 내용이라도 매번 다른 기획안을 작성해서 보고하고, 공유하고, 리뷰해야 하는 걸까?", "그렇게 하는 건 기획자에게 있어 너무 비효율적인 거 아닐까?"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기획자의 업무가 많아지기도 하며, 기획안을 빠르게 작성하지 못한다면, 기획에 착수하는 시간도 길어지게 된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자. '보는 사람'을 고려해서 기획을 한다는 것의 의미는 그 기획을 '보는 사람'이 기획안을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고, 기획자의 의도를 잘못 해석하거나 임의로 판단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매번, 기획자의 명확한 의도를 파악하고자 기획자에게 미팅을 요청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고, 기획자가 그로 인해 설명을 추가한 기획안을 다시 만들거나, 기존 기획안에 설명을 추가하는 등 수정하는 작업 소요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보는 사람' 관점에서 작성하는 방법에 숙달된다면, 한 번 더 기획안을 작성하는 수고스러움이 점차 줄어들 뿐만 아니라 그 후에 발생할 수많은 수고스러움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Why, 왜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기획 배경)

 누가 보는 것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면, 다음은 Problem(문제 정의), 즉 기획 배경을 정의할 차례이다. 간혹, Why에 대해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만약, 문제에 대한 필요성을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있거나, 기획안을 받아보는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된 기획이라면, 해당 부분이 생략되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획 배경을 반드시 적어주는 것이 좋다. 잘 수립된 기획 배경은 내 기획안의 설득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협업자들을 고양시킬 수 있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인 내용은 변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누가 보는지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조금 다르게 표현하여 제시할 수 있다면, 설득력이 훨씬 높아진다.


What & How,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Why를 잘 정리했다면 다음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Solution / Action Plan)을 적어야 한다. 기획안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제일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기획안의 가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이라는 의미이다.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실행해야) 하는 것인지를 적어주어야 한다. 아마 기획안을 읽는 누군가가 가장 많이, 집중적으로 보는 영역이지 않을까 싶다.

 What에 해당하는 부분은 Why를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소구점을 찾는 것이다. 구구절절 What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한마디로 딱 정의할 수 있는 What을 찾아내는 것이다.

 How는 What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기재한다. 아마 누가 보는 가에 따라 내용이 가장 많이 달라지는 부분일 것이다. 회사의 대표님이 보시는 부분이라면,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기간과 인력 및 자금 투입 계획, 단계별 계획 등을 기재하는 것이 좋지만, 개발자에게 보여주는 기획안이라면 기능에 대한 요구사항이나 개발 기간 등을 기재하는 것이 좋다.




결론

 사실, 이러저러한 내용들을 적었지만 앞서 기재한 내용들의 핵심은 결국 명확성이다. 서비스 기획이던, 사업 기획이던, 마케팅 기획이던 결국 기획자가 기획안을 작성하는 이유는 제품을 만들거나, 수립한 계획을 실행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기획안을 작성하는 것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 문서인 것이다. 그 과정을 좀 더 효과적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서 명확성이 필요한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Who, Why, What, How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종류와 관계없이 기획안을 명확하게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구성요건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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