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하다가 하루가 다 갔네
잘 쓰인 기획서, 이를 멋들어지게 발표하는 모습, 다른 사람들과 회의를 진행하며 내 주장을 조리 있게 펼쳐내는 기획자의 모습을 상상했었다면, 그 모습보다 더 근본적인 모습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모든 일에는 기초가 있듯, 앞서 말한 멋진 기획자의 모습에는 리서치라는 기초가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신념(?) 아래 제일 먼저 하게 되는 업무는 바로 리서치다. 무얼 기획할지,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낼지를 고민해가는 과정에서 리서치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철저한 리서치를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근거를 철저하게 마련하는 것은 앞서 말 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되어준다.
이번 글은 리서치를 진행하는 과정과 개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몇 가지 서비스를 적어보았다.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시장 조사하기
-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시장 조사를 진행하려는 경우
- 일일, 주간 단위로 시장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겨우
2. 사용자 조사하기
- 온라인
- 오프라인
기획 업무를 수행하면서 진행했던 리서치는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나뉘었다. 시장 조사와 사용자 조사이다. 사실 경영 쪽을 전공하면서 시장 조사 방법론과 같은 매우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리서치의 방법들을 공부했었지만 오늘 글을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경우 리서치에서 얻어낸 결과와 인사이트를 토대로 논의를 진행하고, 설득을 하는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리서치의 결과를 근거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리서치의 결과를 가공,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기획의 방향성을 결정하거나 새로운 사업의 진행 여부를 결정짓는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 조사는 온라인을 주로 활용하였다. 요즘에는 시장에 대한 분석을 매우 전문적으로 해주는 서비스들이 존재하여 이를 잘 활용하기만 해도 충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Google에서 검색하기(구글링) : 구글을 정말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 뻔한 서비스를 시장 조사를 진행할 때 가장 먼저 사용한다는 것은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다. 대학교 때 과제를 하면서 많이 하던 구글링은 회사에 입사해서도 마찬가지다.
뉴스 : 뉴스는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자료이자 1차적으로 기자가 본인의 노력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 결과이기 때문에 주장을 함에 있어 근거로 제시할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곤 한다. 경쟁사에 대한 이슈나 산업에 대한 이슈들을 파악하기에 가장 용이하다. 다만 같은 뉴스라도 뉴스 제공자마다의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 한 주제에 대해 조사하더라도 다방면의 뉴스를 파악하고 정리하는 것이 좋다
SensorTower(https://sensortower.com) : 모바일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SensorTower는 정말 매력적인 서비스이다. 경쟁사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서비스의 매출과 다운로드 건수, 최근 업데이트 내용까지 모두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그래프로 표현하여 나타내 주기도 하니 바로 보고서에 넣어서 써먹기도 용이하다. 무료 계정으로 사용할 경우 상위 차트와 새소식, 앱 인텔리전스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 때는 하나하나 검색해서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앱 수익, 다운로드 수 등으로 개략적인 정보만 파악이 가능하나, 유료 결제를 통해 사용하게 되면 일자별 수익과 다운로드 수, 최근에 집행한 광고까지도 모두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시장조사 및 경쟁사 조사에 있어 매우 유용한 서비스라고 생각된다.
직접 사용 : 타사의 앱 또는 서비스를 유저의 입장에서 직접 사용해보는 것 또한 조사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타사의 서비스에서 잘되고 있는 부분들은 빠르게 캐치해서 벤치마킹하고, 어떤 부분들에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지 파악함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타사의 앱을 역기획 한 후 우리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 또한 재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
구글 알리미(https://www.google.co.kr/alerts) : 구글 알리미는 몇 가지의 주제 또는 키워드를 등록해 놓으면, 구글이 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매일 지정된 시간(사용자가 정한 시간)에 메일로 보내주는 기능이다. 매일매일 관련 주제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서 구글이 수집해서 보내주니 기사를 모아 읽기도 매우 용이하다.
스타트업 위클리(http://www.startupweekly.net/news) : 국내외 IT 또는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거나, 최신 트렌드, 이벤트 등에 대한 정보를 매주 월요일 새벽(오전 5시)에 모아서 보내주는 뉴스레터이다. 처음에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기도 하고,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기도 해서 구독하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의 투자정보나, 신규 사업에 대한 정보들이 잘 정리되어있어 최신의 산업 트렌드를 살펴보기도 용이하다. 이를 토대로 어떤 서비스들이 잘 나가는지를 파악해서 인사이트를 얻기가 좋아 꾸준히 즐겨 읽고 있다. 내 커리어를 향상할만한 또는 관련 산업들에 대한 이벤트 정보들을 빠르게 습득하여 참여하기도 용이한데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니 비단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아니어도 서비스 기획에 관심이 있다면 구독해서 보는 것을 권유한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https://startupall.kr/) : 주로 스타트업 MAP이나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서 산업 동향을 살펴보는 곳으로 많이 활용하지는 않지만, 종종 확인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스타트업 위클리와 함께 소개한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도 매주 월요일 10시에 뉴스레터를 보내주니 구독해서 보면 종종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사용자 조사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하였다. 온라인은 여러 다양한 정보들을 단기간에 수집하기가 용이하지만 신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들이 있고, 오프라인은 시간과 노력은 다소 투입되지만 깊으며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다.
커뮤니티 : 커뮤니티는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어서 주로 활용한다. 또는 때때로 내가 조사하고자 하는 토픽으로 글을 발행하여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한다. 주로 인터넷 카페나 블라인드, SNS 채널, 카카오톡 오픈 채팅 등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는데, 단기간에 매우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하지만 신뢰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지는 않고,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카카오톡 오픈 채팅은 때때로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공간들이 있어서 잘만 찾아가면 꽤나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설문조사 : 요즘에는 설문조사 폼을 매우 간단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구글 폼 또는 네이버 폼, 서베이몽키 등 설문조사 템플릿을 제공하고, 이를 URL로 만들어줘 접근성 또한 높여주는 서비스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는 앞서 말한 커뮤니티와 연계해서 사용하면 생각보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어 용이하다.
설문조사 : 오프라인 설문조사는 말 그대로 설문지를 만들어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서 대답을 얻는 방법인데, 잘 사용하지는 않았다. 나의 경우에는 아래에 소개할 인터뷰와 함께 진행하였다.
고객 개발 인터뷰 : 고객 개발 인터뷰는 오프라인에서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FGI(Focus Group Interview)라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제품이나 앱의 경우 MVP 테스트를 고객 개발 인터뷰와 함께 진행하기도 하였다. 여담이지만 창업에 도전했을 때 나는 서비스에 대한 와이어프레임만 그려놓고 주변 지인이나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대답을 구하기도 하였다.
1. 파악하고자 하는 주제 선정 및 인터뷰 대상 모집 -> 제품 또는 서비스 소개(프로토타입 시연) -> 고객 응답 기록
2. 파악하고자 하는 주제 선정 및 인터뷰 대상 모집 -> 제품 또는 서비스를 고객이 직접 사용해보게 하기(프로토타입 또는 주요 기능이 구현된 와이어프레임) -> 고객 사용 환경 기록
무엇이든 시작만큼이나 중요한 건 마무리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깊고 자세하게 리서치를 진행하였다고 해도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어디서 인사이트를 얻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사실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에 대한 부분은 리서치를 진행하기 전 미리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서치를 진행하고자 하는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들을 선정하고,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를 잘 구성해서 리서치를 진행해야 한다. 이 부분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나중에는 왜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잃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수집하다 이도 저도 안 되는 경우가 될 수 있다.
리서치를 완료했다면 이를 그래프 또는 적절한 수치로 표현해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자가 진행하는 리서치는 그래도 누군가와 논의를 진행하고, 설득을 진행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잘 정리된 장표를 만든다면 앞서 상상한 멋진 기획자의 모습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철저히 주관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글이다. 역시나 정답은 없고, 때로는 이 글에서 소개한 내용이 잘못되었을 수도, 더 좋은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오늘 소개한 내용 외 다른 서비스를 활용하는 경우들도 있다.
1. 시장 조사는 온라인을 주로 활용한다. 요즘에는 서비스나 산업을 분석을 잘해주는 서비스들이 많아 온라인에서 적절한 데이터를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2. 사용자 조사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주로 활용한다. 온라인의 장점은 빠르게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고, 오프라인의 장점은 깊고, 자세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3. 마무리가 중요하다. 수집한 정보를 그래프와 수치로 잘 가공해서 내가 하려는 이야기의 근거로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