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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컴 Sep 19. 2020

#2. 부산 신혼여행 최고의 순간들

그 어떤 곳이든,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sujinkyu_2020


우리 함께 살아가는 한 이 세상에서

단 한번일 여행

코로나19가 가로막은 스페인 가는 길

그라나다에서 구글어스를 통해 전달한

내 마음의 정처를 만나러 가는 길

스페인에서 먹기 위해

빠에야도 1년을 참았는데

바르셀로나, 빌바오, 마드리드, 톨레도,

그라나다, 시체스...  그렇게 11박 12일


결국 우리는 가지 못했다. 

좌절했고 낙담했다. 

지난한 환불 과정은

그 어떤 실패 못지않게

쓴 약을 받아 삼킨 기분이었다.


돈의 문제는 문제도 아니었다. 

스페인, 스페인이란 나라 

그냥 중부 유럽의 관광 휴양지 중

하나일 수도 있는 이 나라 

그렇지만 이 나라는 나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었고

기실 그 의미는 '우리'로써

생명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었다.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소중한 이야기의 첫 페이지에

가장 굵게 남겨져 있을

이 공간을 확인하는 일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심각했지만 대안을 찾아 나섰다. 

부산으로, 부산으로 

1박을 연장해서

4박 5일간 다녀온 미니 신혼여행길

어쩔 수 없이 가게 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그곳에서 꽤 많은 추억과 행복을

다지고 올 수 있었다.


식 마치고 이튿날 부산 가는 길
첫날밤 마주한 미포항 야경
조식을 룸서비스로 먹는 호사도 누려보고
와인과 차를 동시에 마시며 가장으로서의 무게에 대한 사색에 잠겨도 보았고
해운대가 내려다보이는 인피니티 온수풀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
은 칵테일 및 수제버거와 함께하며 돼지력 상승


그 최고의 순간을 함께한다. 

'그 어떤 곳이든,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가르침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내심 서운했을 부산이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올해 신혼여행으로 가는 사람들은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부산이나 제주를 갈 거다.

그래도 오는 길은 다들 행복할 거다.

이와 같은 감정을 공유했을 테니까.


# 관련 포스팅 보기 : https://blog.naver.com/icrimi/22207496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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