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머리에 짐 싸기

2) 인도에 가기까지

by 이목화

연수가 시작됐습니다.

연수받을 때부터 벌써 가족들과 떨어져야 하네요.

주말에만 가족들을 만나며 기나긴 연수를 받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힌디어를 배우고

인도인과 처음 얘기해 보고

인도에 갈 지식들을 담기 시작합니다.

빈가방에 짐을 담는 게 아니라

많이 찬 머릿속 빈 공간에 인도를 담습니다.

30대 중반에 공부를 하려니 겁도 살짝 났지만

막상 해보니 ' 아직 살아있네' 라며 만족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한국에서

한 시간이면 닿을 거리에서 가족과 함께합니다.

회사 다니는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다만 모니터를 보는 시간보다 책 보는 시간이 많고

좋아하던 유튜브 채널을 보던 시간보다

잘 모르는 인도 유튜버나 인도에 대한 유튜브를

찾아보고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네요.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좀 편하게 회사 다니는 느낌을 갖고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는 것 같네요.


공부할수록 인도는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사실 인도가 어디 붙어있는 나라인지도 몰랐고

그저 가끔 티브이로 접한 더운, 잘 못 사는, 소를 못 먹는,

신분제가 있는, 요가의 나라 정도로 알고 있었네요.

(정말 저게 다네요)


인도는 이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땅은 7번째로 넓으며

평균 연령이 28세이고

챗gpt를 인구의 45% 이상이 사용해 봤다고 하네요.

성장 잠재력이 3위 안에 들다고 한다고 하는데

사살 이런 것들 보다 더 흥미가 가는 건

이 나라 안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천 개 이상이고

그중 국가에서 지정한 언어가 23개인데

각 언어는 서로 못 알아들을 정도로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지역별로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지역을 이동하면

소통이 안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종교도 수십 개가 넘으며

여전히 종교로 분쟁이 많고

사는 지역도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고

물론 문화도 매우 다릅니다.

이건 언어, 종교, 민족에 따라 또 다르고요


한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나라네요.

그 외에도 적고 싶은 게 너무도 많지만, 아마 직접 가면

실제로 경험하면서 적을 것들이 있겠죠?

인도를 조금 공부하다 보니 유튜브나 미디어에 나오는

인도의 모습은 정말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그게 대부분일 수도 있겠네요.

여행할 곳도 생각보다 많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보고 듣고 말하고 익히면서

인도에 갈 준비를 합니다.

정신이 없네요. 정말 배워지고 있는 건가

내가 진짜 알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많고요.

그러길 바라야죠.

가게 되면 지금 이 시간이 정말 나에게 유익했는지

알게 되겠죠.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공부시간이 어느덧 끝나버렸네요.

함께 공부한 동료들과 정말 많이 친해졌고

동지애도 생겼고요. 앞으로 정말 1년을 함께해야 합니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시원 섭섭하기도 하고

벌써 시간이 그만큼 흘렀다고 하니

한국을 떠날 시간이,

가족을 떠날 시간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도 정말 열심히 살긴 했지만

앞으로 인도에 가면 더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아내에게,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더해

3년 같은 1년을 살아야 하니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당연한 것들과의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