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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Oct 12. 2015

여행을 즐기는 생각의 변화

당진 아미미술관에서

  여행은 어딜가서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을 먹는 것도 좋지만 우연히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아는 사람들만 갈것 같은 시골의 작은 폐교를 꾸며 만든 미술관은 차가운 겨울만큼이나 굳게 닫혀져 있어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입장료를 출입문 상자에 넣고 대문옆 틈으로 들어오세요'라는 통화소리는 미술관을 꾸민 주인이 사람냄새가 폴폴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마중나오셔서 추위에 떨면서 작품을 구경할 손님들을 위해 미술관위 카페로 오라는 당부도 잊지않았다.

미술관 내부 모습
아미미술관에 있는 카페

미술관 관람후 찾아간 카페는 주인의 개인적 취향으로 가득 꾸며져 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냈고 주인의 설명을 들으면서 더욱 살아나는 소품들에 눈길이 구석구석까지 갔다. 그리고 난로가 있는 주변에 둘러앉아 시작된 미술관 주인장의 미술이야기, 사는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에 끼어들어 함께 하는 늙은 고양이 한마리, 작업실과 살림집 엿보기는 주인과 친해지고 나서야 누릴 수 있는, 다른 여행자는 누릴 수 없는 우리들만의 특권이 아닌가.

나는 요즘 이런 류의 여행이 너무 좋다. 시간내에 또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이곳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는 여행 그리고 다음을 위해 여백의 공간을 남겨두는 여행.

한겨울에도 초록 담쟁이들로 가득한 이곳을 주인은 대문까지 나와 4월 꽃들로 가득할때 꼭 와보라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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