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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Oct 12. 2015

단양 남천계곡에서 즐긴 MT

단고을 남천골에서 만든 특별한 추억

약속이 되어있고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기로 이미 정해져 있지만 낯선 장소에서 낯설지 않은 사람과의 만남도 연인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설래고 반가웠다. 계획된 시간을 지키지 못해 마음은 바쁘기만 했는데, 처음부터 이 시간에 만날 것을 약속한 사람처럼 나를 반겨주는 웃음이 남한강으로 내려온 햇살만큼이나 눈부셨다.

그리고 이내 우리들은 단고을 거리속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자기들끼리면 더 즐겁게 즐길수 있음에도 배려라는 이름으로 내 가족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것저것 알뜰살뜰  챙겨주는 마음이 강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의 선물과 같았다.

소백산 철쭉  축제의 체험코너

우리가 함께 하기로 한 1박2일의 보금자리는 길쭉한 호리병안으로 가는 것처럼 끝없이 이어져 있었지만 지루함과 불안감을 잊게 해주는 자연이 있었다. 속이 훤하게 보이는 계곡물과 산사이로 태양이 흩어 뿌려준 초록을 받은 나무들이 일으키는 초록바람이 있었다. 우리들이 이곳에서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대자로 누워 자연을 느낄수 있는 여유와 감정만 있다면 지루함과 불안감보다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언제든지 함께할 수  곳이었다.

산아래로 어둠이 내려와 계곡을 따라 불빛들이 계곡이 될때  우리는 누구하나 정해주지도 않았지만 자기가 할수있는 일을 하면서 어우러져 누구하나  부담을 느끼지 않고 서로의 빈공간을 채웠고, 모자란 부분은 자연이 채워주면서 밤의 시간은 고스란히 우리의 추억으로 쌓이고 있었다.

푸짐한 저녁식사

배는 불렀지만 우리의 정신은 여전히 더 많은 이야기들을 갈망했고, 급기야 계곡을 따라 밤마실을 나섰다. 밤은 우리에게 몸을 숨길 수있는 공간과 시간을 선물했고 우리의 마음과 이야기는 계곡물소리를 만나 시원스레 뻗어나갔다.  감자꽃아래로 주렁주렁 달린 애기 감자를 담으며 우리의 이야기들도 담겼다. 시골인심 을 제대로 느껴보는 감자와 고구마 그리고 장작은 고기굽다 남은 숯불을 만나  우리가 만나기 휠씬 전의 추억과 이 순간 지나가는 시간을 만나 또다른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상쾌한 아침 공기가 산사이로 길게 뻗어 있는 사과밭을 타고 흘러  내려왔고 새들은 마음껏 자기의 목소리를 뽐내며 계곡의 주인으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었다. 계곡에는 관심만 가지면 얻을 수 있는 선물이 너무도 많았다. 빨갛게 익은 산딸기는 가시의 아픔과 돌무더기의 위험을 감수하고 따야만 하는 치명적 유혹을 가지고 있었고, 양재기에 담긴 산딸기는 어른과 아이의 손이 지날때마다 조금씩 사라져만 갔다.

산딸기 따기

가을날 이 계곡에 태양이 떼어준 붉은 빛을 먹고 자란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릴때를 기약했다. 그때는 우리들이 계곡에 새겨둔 추억을 꺼내어 이야기하며 또 다른 추억을 덧씌우며 추억은 또다른 추억의 거름이 되어 고구마줄기처럼 이야기들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고 그 아래 추억이 고구마처럼 달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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