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과 육아 무한 루프
요새는 소모되는 기분으로 사는 것 같다.
출근 퇴근 육아 출근 퇴근 육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뒤돌아보니 벌써 이만치 시간이 가버렸다. 매일 비슷한 하루만 반복하다 보니 뇌에서 기억할만한 가치를 못 느끼는 듯하다.
물론 아기가 커가는 장면들은 기억에 남을 것이다. 가장 소중한 순간들이니까. 그래도 육아가 엄청난 반복이란 사실은 변함없다.
삶에서 이 시기는 꼭 지나야 하는 구간인 것 같다. 사회 돌아가는 구조가 그렇게 짜여있다. 월급은 퇴사하지 못할 정도로만 나오고 인간 몸에 출산 적령기란 정해져 있으며 아기는 100% 부모 손길이 필요하다. 아기를 갖기로 한 이상 출퇴근과 육아 반복은 필연적이다. 워킹맘 워킹대디 모두 아이를 위해 기꺼이 그 생활을 받아들인다. 따라서 뇌가 이 반복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 느낄지라도 이 시기는 가치있다. 내 아기를 위하는 일이니까.
다만 여전히 10대 20대 때처럼 기억할 게 많은 하루를 살고 싶다. 생활이 다채로워 내일은 어떨지 기대감을 갖는 그런 삶.
물론 지금은 어렵다. 그래도 아기가 좀 더 커서 걸을 수 있게 되고 이유식을 졸업한다면. 언젠간 회사 일 말고 내 일에 도전한다면 그럴 날 도 오지 않을까.
그래서 일단은 버티기다. 기억엔 별로 안 남아도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렇게 버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