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법상스님 Sep 17. 2020

생각의 농간을 아직도 믿을것인가?

생각이 없을 때, 세상에 대한 특정한 믿음이 없을 때, 어떤 견해가 없을 때, 우리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세상은 그저 이대로 평화롭습니다.

평화로운 오후 아무 일 없이 완전히 고요히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거야, 무언가를 해야만 해,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될거야 라는 생각, 믿음, 견해가 일어났다고 생각해 보죠.

그 순간 갑자기 모든 평화는 깨지고, 나는 일순간 부족하고,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해 버립니다.

이토록 간단하게 당신은 고요한 적멸의 평화를 누리는 자에서 갑작스럽게 무능한 자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천상에서 지옥으로 떨어지기는 이토록 간단합니다.

그 모든 것은 바로 이렇게 '생각'이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생각은 그저 나의 생각일 뿐, 그저 왔다가 가는 바람과 같은 것일 뿐, 진실할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는 가만히 있는 것을 무능하다고 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있고, 무수히 많은 증거들이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르게 이 세상에는 가만히 고요히 있는 것을 깊은 평화로, 부처님의 적멸로, 깊은 명상 상태로, 지혜로운 현자와 성인들의 삶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면 그 두 가지 생각 중에 어떤 것일 옳을까요?

아마 죽을 때까지 그 둘 중에 어느 생각이 옳은지의 증거를 찾아도 끝끝내 결론을 내지 못할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당신이 마음먹기 나름이지요.

정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전자가 옳다는 증거를 찾으려고 하면 거기에 성공할 것입니다. 그런 증거는 너무 많으니까요.

후자가 옳다는 증거 또한 무수히 많으니 그것도 성공할 것입니다. 

왜 이럴 수 있을까요?

도대체 진짜 진실은 무엇일까요?

옳다고 결론을 내리든, 틀리다고 결론을 내리든, 전자의 손을 들어주든, 후자의 손을 들어주든, 그 모든 것은 그저 하나의 '생각'일 뿐입니다.

생각은 진실할 수 없습니다.

그저 그렇게 생각을 몰아갈 수 있을 뿐.

그러니 생각을 쫓는 삶의 방식에서 우리는 언제나 괴로움을 맛볼 것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천상에 있다가 지옥에 떨어지기는 한 생각에 달렸거든요.

그런 생각의 농간을 아직도 믿으시겠습니까?

YouTube에서 '초기경전의 성립과 결집, 아함경과 니까야의 성립, 불교경전과 마음공부' 보기
https://youtu.be/bhhCbPM1QLM

그림  및 글카드 : 김형준


작가의 이전글 꿈의 비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