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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상스님 Nov 08. 2020

건강염려증 환자처럼 우리도

건강염려증 환자가 있다.

그는 과거에 병을 크게 한 번 앓았고, 그 이후로 계속해서 그 병이 재발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늘 불안하고 초조하다.

심지어 그것이 심해지다 보니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고, 자주 불안장애, 초조함, 근심걱정이 떠나지 않는다.

어쩌면 좋을까?

사실 이것 또한 이미 지나간 것에 대해 내 생각이 계속해서 근심걱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생각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사람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하나 껀수만 생겼다 하면 그걸 끝끝내 가지고 늘어지면서 우리를 괴롭힌다.

우리는 그 생각의 농간에 놀아난 채, 그 생각을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허상이고 망상일 뿐이지만, 우리는 그 생각을 실체화시킨다.

그것은 이제 진짜가 되고, 나는 재발될지 모르는 폭탄과 같은 병을 안고 살아가는 불쌍하고 불안하며 괴로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 전락해 버린다.

그 생각이 없다면 어떨까?

그 분별 망상은 하나의 생각일 뿐이며, 모든 생각이 우리들의 괴로움을 만들어내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어떨까?

사실 이 사람은 건강염려증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집착한 채, 그 생각을 진짜라고 실체화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 대상이 다른 것일 뿐이다.

어떤 사람은 돈, 명예, 진급, 권력, 경제력, 성공, 이성, 사랑, 명성 등에 집착한다.

그것이 없으면 이 시대의 낙오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채, 그것을 향한 중독적인 집착은 계속된다.

이것이 건강염려증 환자의 건강에 대한 집착과 무엇이 다른가?

근본 원인은 똑같다.

결국, 우리의 모든 괴로움의 원인은 '생각', '망상', '허상'을 진짜라고 여기며 실체화하면서 거기에 집착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일 뿐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지금 여기 눈앞의 현실만이 진실하다.

나머지는 전부 생각이고 망상일 뿐이다.

지금 여기에서 병이 재발하지 않았는데도 재발할까봐 걱정한다면 그것은 내가 허상을 쫓은 것이고, 생각에 사로잡힌 것이다.

그러니 '생각일 뿐!'임을 여실히 보면 된다.

생각일 뿐임을 알면 그것을 믿지 않을 수 있고 휘둘리지 않을 수 있게 된다.



YouTube에서 '마음공부와 성공의 관계, 성공하려는 마음으로 깨달음 공부해도 되나? - 써니즈 Ep.06' 보기
https://youtu.be/P63C4nz7M0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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