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만든 한 접시
* 글의 가장 마지막에 집에서 스테이크 맛있게 굽는 꿀팁을 적어놓았습니다. 이번 글이 길어서 거기까지 안 읽으실까 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흠흠. ;)
레스토랑 주방 한 켠의 커다란 냄비에선 항상 보글보글 스톡이 끓고 있다. 닭뼈나 소뼈, 당근, 양파, 타임, 월계수잎, 때로는 토마토와 버섯까지 함께 어우러진 진득한 스톡 향기가 주방을 가득 채운다. 적어도 네다섯 종류의 스톡이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스톡을 끓이는 냄비는 언제나 보글 보글이다.
끓이는 시간이 비교적 짧고, 깨끗한 맛이 나는 맑은 치킨 스톡(white chicken stock, fond de volaille blanc). 여러모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수프와 같은 간단한 국물 요리를 만들 때도 사용하지만, 어떤 요리든 치킨 스톡을 조금 넣어주면 음식의 감칠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 MSG 같은 느낌이랄까? (맑은 스톡 레시피는 스톡, Stock - 01. 을 참고)
송아지뼈를 사용하여 만든 맑은 빌 스톡 (white veal stock, fond blanc de veau). 맑은 치킨스톡과 비교하면, 보다 질감이 살아있고 깊은 맛이 난다. 송아지뼈 관절 부분이 끓으면서 나온 콜라겐이 녹아든 육수다. 맛이 강하지 않지만, 특유의 질감과 감칠맛이 있어, 소스를 만들 때 주로 사용한다. 리조또를 만들거나 수프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 맑은 치킨 스톡이 MSG라면, 맑은 빌 스톡은 MSG^2 느낌이다.
맑은 스톡 외에도, 채소요리에 사용하는 채소 스톡, 해산물에 사용하는 해산물 스톡도 끓이고, 때로는 송로버섯 껍질과 버섯을 넣어 고급스러운 버섯 스톡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떤 스톡보다도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스톡은 진한 빌 스톡 (brown veal stock, fond brun de veau)이다. 진한 빌 스톡은 그 응축된 맛을 받아줄 만한 힘이 있는 요리에 사용한다. 예를 들면 프랑스식 어니언 수프(French onion soup)처럼 한참을 익혀 낸 양파, 그 깊고 달콤한 풍미를 최대한 끓어낸 양파로 수프를 만들기에는 맑은 스톡보다는 진한 스톡이 좋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이탈리아식 소꼬리찜 오소부코 (Osso Bucco)도 진한 스톡으로 만들면 그 맛이 더욱 깊고 풍부해진다. 진한 빌 스톡은 요리의 깊은 맛을 낼 때도 사용하지만, 소스를 만들 때 주로 사용된다. 진한 빌 스톡을 그냥 반으로 졸이고 간을 맞추기만 해도 훌륭한 소스가 된다.
한국에선 송아지뼈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나는 종종 진한 비프 스톡 (brown beef stock, fond brun de bœuf)을 만든다. 관절의 비중이 높은 송아지뼈로 만든 빌 스톡은 콜라겐이 많이 녹아들어, 스톡을 식히면 젤리처럼 굳어 버린다. 소뼈는 아무래도 관절 외에도 큰 통뼈가 많다 보니 비프 스톡은 조금 묽은 느낌이다. 그러나 맛은 소뼈로 만든 스톡이 훨씬 진하다. 송아지뼈로 낸 스톡보다 육향이 강하다고 할까? 강한 맛보다는 부드럽고 어우러지는 중성적인 맛을 주로 사용하는 프랑스 요리에는 빌 스톡에 비해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소뼈로 송아지뼈 스톡처럼 만들려면?
소뼈를 사용해서 송아지뼈로 낸 스톡과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서, 난 소뼈 중에 관절 부위를 가능한 많이 사용하고 끓이는 시간을 조금 줄인다. (그래도 18시간은 끓여야 한다.) 그리고 끝에 스톡이 다 완성되었을 때, 젤라틴을 조금 넣어 질감을 더한다. 송아지뼈를 구하기 힘들어 생각해 낸 나만의 궁여지책이다.
진한 스톡을 만드는 과정은 보통 20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만들기 전에 큰 맘을 먹어야 한다. 집에 20시간 넘게 붙어 있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집에 있는 가장 큰 냄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20시간이나 걸려 끓이는 것, 이왕이면 왕창 끓이는 것이 좋다. (남는 스톡은 얼려서 보관해 놓으면 된다.)
진한 스톡을 일단 만들었다면, 스톡이 진가를 발휘하도록 소스를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선, 간단한 팬소스를 만들 수 있다. 고기를 굽고 난 팬에 레드 와인을 넣고 살짝 증발할 때 진한 스톡을 넣고 졸여주면, 멋진 레드와인소스가 된다. 와인이 아니라 버섯과 샬롯을 볶다가 스톡을 넣고 졸여주면, 멋진 버섯 소스가 된다. 간단한 팬소스로 만족을 못하겠다면, 프랑스의 다섯 가지 기본소스(mother sauce) 중 한 가지인 에스파뇰 소스(Sauce Espagnole)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의외로 간단하지만, 복합적인 맛을 내는 에스파뇰 소스를 만들다 보면, 에스코피에 셰프의 제자라도 된 느낌이 든다.
프랑스의 다섯 가지 기본소스 (Mother sauce, Sauce mère)
프랑스 요리를 집대성하고 그 기틀을 잡은,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Auguste Escoffier)에 의해 정리된 프랑스의 소스의 근간을 이루는 다섯 가지 소스다. 프랑스 요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소스는 거의 모두 이 다섯 가지 소스로부터 파생된다.
1. 베샤멜 소스 Sauce Béchamel = 우유 + 하얀 루 (white roux, roux blanc) *
2. 벨루테 소스 Sauce Velouté = 맑은 스톡 + 하얀 루 (white roux, roux blanc) *
3. 에스파뇰 소스 Sauce Espagnole = 진한 빌 스톡 (brown veal stock, fond brun de veau) 을 기본 재료로 만든 소스
4. 토마토 소스 Sauce Tomate = 토마토를 기본재료로 만든 소스
5. 홀란데이즈 소스 Sauce Hollandaise = 달걀 노른자 + 정제버터** + 레몬즙
* 같은 양의 버터와 밀가루를 익히는 것을 루(roux)라고 하는데, 소스나 여러 가지 요리를 걸쭉하게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다. 루를 살짝 익혀 여전히 하얀빛이 나면 하얀 루(roux blanc)이고, 조금 더 익혀 노릇한 색이 나기 시작하면 금색 루(roux blond), 여기서 더 익혀서 짙은 색이 나기 시작하면 갈색 루(roux brun)라 부른다. 색이 더해질수록 고소한 맛과 향이 더해진다. 이렇게 루는 익히는 정도에 따라 색과 맛도 달라져서, 단순히 음식을 걸쭉하게 만드는 재료일 뿐 아니라 맛과 색을 더하기도 하는 프랑스 요리에 자주 쓰이는 기본적인 재료 중 하나.
** 버터를 중탕으로 끓이면 버터가 3단으로 분리가 된다 - 가장 아래는 물이 고이고, 중간에는 기름, 그리고 위에는 단백질 덩어리가 뜬다. 중탕으로 녹인 버터의 가운데 기름 부분만을 건져낸 것을 정제버터라고 하는데, 주로 고온으로 요리할 때 (예를 들어 생선을 팬에서 구울 때)나 소스를 만들 때 사용된다.
20시간이 걸려 진한 스톡을 만들고, 그 스톡으로 에스파뇰 소스까지 만들었다면, 스테이크도 구워야 한다. 정육점에 가서 한우 1+ 채끝을 두툼하게 3cm로 잘라달라고 부탁한다. 마트에서 에어프라이어로 뚝딱 만들 수 있는 냉동 감자튀김도 한 봉지 산다.
이젠, 거의 이틀에 걸쳐 만든 요리를 완벽하게 해 줄 음악,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영화의 주제가로도 쓰인 Sidney Bechet의 Si tu vois ma mère를 틀어 놓고, 프렌치 비스트로에 앉아 있는 기분으로 스테이크 프릿을 맛있게 먹는 일만 남았다. 이 순간을 위해 지난 이틀 간 수고한 나에게 맛난 레드 와인도 한 잔 따라본다.
재료
한우 채끝 1+ 스테이크 200~300g (3cm 두께) -> 스테이크 1인분 양입니다.
감자튀김
파슬리 조금
진한 비프스톡 Brown Beef Stock / Fond Brun de Bœuf
2 리터 / 20시간 정도
소 뼈 1kg (한우 잡뼈, 가능하면 관절 포함) *
양파 1개, 껍질 벗기고 한입 크기로 썬 것
작은 당근 1/2개 (양파와 같은 양), 껍질 벗기고 한입 크기로 썬 것
셀러리 1/2대 (당근, 양파 양의 반 정도), 한입 크기로 썬 것
식용유 2 Tbsp
찬물 2~2.5 리터 (+ 스톡을 끓이는 중, 계속 더할 물)
토마토 페이스트 2 Tbsp
마늘 2~3 쪽, 껍질째 살짝 뭉개준 것
생(生) 타임(thyme) 10줄기 (작은 한 움큼)
월계수 잎 한 장
검은 통후추 15~20알 *
* 스톡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 맛이 강하게 도드라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빌(veal) 스톡을 만들 때 후추를 넣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소뼈를 사용하기 때문에, 혹시나 날 지 모르는 강한 소뼈의 향기를 잡아주고, 스톡에 개운한 맛을 더하기 위해 후추알을 넣었습니다.
에스파뇰 소스를 Sauce Espagnole
1 cup / 1.5 시간
양파 1/4개, 다이스로 썰은 것
당근, 양파와 같은 양 다이스로 썰은 것
토마토 페이스트 2 tsp
버터 1 Tbsp
밀가루 1 Tbsp
진한 스톡 3 cup
토마토 1/4개, 다이스로 썰은 것
양송이버섯 2개 다이스로 썰은 것
마늘 1쪽
허브 타라곤 한 줄기 (없다면 생략하세요.)
소금/후추
조리법
진한 비프스톡 Brown Beef Stock / Fond Brun de Bœuf
우선 소뼈를 차가운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합니다. 송아지뼈를 사용하면 필요 없는 과정이지만, 소뼈에서 날 지 모르는 누린내를 막기 위해서 물에 담가 핏물을 빼주세요. 깨끗한 마른행주나 키친타월로 겉의 물기를 제거한 후, 당근, 양파, 셀러리와 함께 큰 볼에 넣고 식용유를 뿌려주세요. 식용유가 골고루 모든 재료에 묻도록 잘 섞어준 후, 오븐팬에 한 겹으로 펴서 올려주세요.
190~2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뼈와 채소를 함께 구워주세요. 타지 않고 진하게 노릇한 색이 나올 때까지 구워주는데요, 보통 40분 정도 걸려요. 중간에 뼈와 채소를 뒤집어 전체적으로 노릇하게 구워지도록 해주세요. 재료가 타버리면 스톡에서 쓴맛이 나고, 충분히 노릇하게 구워지지 않으면 진한 스톡의 맛이 나질 않기 때문에, 이 과정이 정말 중요해요! (혹시 채소가 먼저 노릇하게 구워지면, 채소는 빼내고 뼈만 더 구워주세요.)
진한스톡(brown stock)의 매력은 '진한' 맛입니다. 이 진한 맛은 뼈와 채소가 노릇하게 익는 과정에서 형성되는데, 이 과정을 마이야르 반응이라고 합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식재료의 단백질과 당분이 함께 가열될 때, 갈색을 띤 특유의 감칠맛과 맛난 향기를 내는 멜라노이딘(melanoidin)이라는 화합물이 생성되는 반응입니다.
마이야르 반응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두 화학자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구운 채소를 스톡을 끓일 팬에 넣고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살짝 볶아주세요. 토마토 페이스트는 빠르게 타기 때문에 약한 불에서 볶아야 합니다. 냄비를 뜨겁게 달군 후, 불을 끄고 잔열로 볶아주셔도 좋아요.
그 위에 구운 소뼈를 올리고, 타임, 마늘, 월계수 잎, 통후추를 넣고 찬 물을 가득 붓습니다. 처음에는 센 불에서 물이 끓도록 하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 보글보글 끓도록 합니다. 이제는 스톡을 끓이기만 하면 되니 간단해 보이지만, 스톡을 끓이는 이 시간도 정말 중요해요. 스톡이 너무 바글바글 끓거나, 위로 뜨는 불순물을 그때그때 제거해 주지 않으면 스톡이 탁해지고 텁텁한 맛이 나요. 불을 중간보다 약한 불로 유지하며, 처음 두세 시간은 적어도 20~30분에 한 번씩 열심히 스톡 위로 떠오르는 기름과 불순물을 제거해 주세요.
아! 스톡을 끓일 때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하는 점은 모든 재료가 물에 잠겨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스톡을
끓이다 보면 물이 줄어들어 재료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데요, 이때는 따듯한 물을 보충해서 재료가 다 잠긴 채로 스톡이 계속 끓도록 해주세요. 보통 저는 2시간에 한 번씩 물을 보충해 줬던 것 같아요.
이렇게 스톡을 앞으로 18시간 동안 끓이면 됩니다. 새벽부터 끓여도 저녁에야 완성되는 진한 비프 스톡!
전 점심 즈음 스톡을 끓이기 시작해서, 밤에 불을 끄고 스톡을 냄비째로 추운 에어컨 실외기실로 옮겨 빨리 식혔어요 (제가 스톡을 끓인 날이 마침 영하 10도로 내려가는 날이었네요). 냉장고에 냄비째로 보관했다가 다음 날 다시 끓여서 총 18시간 끓였습니다.
다 끓인 스톡은 체에 거른 후, 빨리 식혀주세요. 보통 레스토랑에서는 스톡을 통에 넣은 후, 그 통을 얼음이 담긴 더 큰 통에 넣어 식히는데요. 전 추운 날씨를 계속 이용해서 또 에어컨 실외기실에 놓아 바로 식혔습니다.
에스파뇰 소스 Sauce Espagnole
소스를 만들 작은 냄비를 중간 불에 올리고, 아직 냄비가 차가울 때 베이컨을 넣어주세요. 베이컨을 기름기가 쪽 빠지면서 갈색으로 익도록 세지 않은 불에서 서서히 익히세요. (강한 불에 베이컨을 익히면 기름기가 빠지지 않은채로 베이컨이 타기 시작합니다.)
당근과 양파를 베이컨 기름에 노릇하게 익도록 볶아주세요. 버터를 당근/양파/베이컨과 섞고 그 위에 밀가루를 뿌려주세요. 낮은 온도에서 밀가루가 살짝 갈색 빛이 날 때까지 볶아줍니다. 살짝 갈색이 나게 볶아진 밀가루는 소스에 풍미를 더하고,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해요. 잘 타는 토마토 페이스트는 불을 끄고 팬에 남아있는 잔열로 익혀주세요.
진한 비프 스톡을 여기에 붓고, 낮은 불에서 소스를 살살 끓여주면서 작은 거품기로 밀가루가 몽우리 지지 않도록 저어줍니다. 재료가 잘 풀린 후, 마늘, 토마토, 버섯, 타라곤을 넣고 계속 약한 불에서 보글보글 끓여주세요. 중간중간 소스 위로 뜨는 기름기를 걷어내면서 소스가 한 컵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45~60분 정도 끓여주세요. 체로 국물만 걸러낸 후, 소금으로 간을 맞추세요.
스테이크를 맛있게 구워 위에 에스파뇰 소스를 올려주고 위에 파슬리 다진 것을 조금 뿌려주세요. 감자튀김과 곁들이면, 프렌치 비스트로에서 먹는 맛있는 스테이크 프릿 Steak Frite이 완성됩니다.
스테이크 맛있게 굽는 꿀팁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기 위해선 세 가지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1. 마이야르 반응 Maillard reaction
2. 여열조리 Carry-over cooking
3. 휴지 休止 / 레스팅 Resting
우선,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잘 일어나려면,
- 수분이 적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
- 고기의 표면을 알칼리로 만들어 줘야 하고
- 140~180도의 열이 가해져야 해요.
수분이 적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우선 스테이크 고기의 겉면을 키친타월로 살짝 눌러가며 수분을 흡수합니다. 그리고 고기의 겉면에 알칼리를 더하기 위해, 그리고 간도 하기 위해 소금을 뿌려줍니다 - 미네랄이 풍부한 바닷소금이 조금 더 알칼리성이 강해요. 소금을 너무 미리 뿌리면 고기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소금은 굽기 직전에 뿌려주세요. 팬은 충분히 뜨겁게 달굽니다. 고기는 골고루 익히기 위해, 내부온도와 겉면의 온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도록 미리 냉장고에서 꺼내 놓으면 좋아요. 팬에 고기를 올릴 때 팬의 초기 온도는 200~230도가 적당합니다. 고기가 팬보다 차갑기 때문에 고기가 팬에 닿을 때, 팬의 온도가 급속도로 내려가기 때문이죠. 그리고 팬에 고기를 두 개 이상 구울 때는, 고기 사이에 충분한 간격을 유지해주세요. 고기가 익으면서 나오는 수증기(=최고온도 100도)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는 140도 이상에서 고기가 익는 것을 방해합니다. 고기를 서로 너무 가깝게 놓으면 서로 발산하는 수증기로 옆 고기를 찌는 효과가 발생해 마이야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요.
그리고, 여열조리를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구워진 스테이크를 팬에서 꺼내놓았다 해도, 고기를 휴지 시키는 단계(곧 설명합니다!)에서, 고기의 안쪽 부분에 남아있는 열에 의해 스테이크가 계속 익어갑니다. 이것이 여열조리 (carry-over cooking) 입니다. 고기를 팬에서 미디엄 상태가 되기 약간 전이나 미디엄 온도 범위에서 낮은 쪽 상태일 때 꺼내야, 제대로 된 미디엄 상태의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너무나 중요한 휴지 혹은 레스팅!
마이야르 반응이 잘 일어나 맛있게 익은 스테이크는 팬에서 꺼내 식힘망에 올리고, 쿠킹포일로 느슨하게 덮어 둔 상태로 5-7분 정도 휴지(=레스팅)시키세요. 고기를 구울 때, 열에 의해 고기의 겉면이 수축하면서 육즙이 모두 가운데로 몰리게 되는데, 고기를 휴지 시키면 겉면이 조금 식으면서 수축된 고기의 조직이 풀려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육즙이 고기 전체에 골고루 퍼져서 고기가 촉촉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