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의 포스트모더니즘

본능의 세대교체 - DNA에서 현실로

by 민진성 mola mola

후천성에 대한 믿음

나는 대체적으로 후천성의 힘을 믿는다. 태생적으로 지능이 아주 뛰어나지 않아도 노력을 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태생적으로 발달이 더디다고 해도 노력하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가능한 정도까지는 발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믿고 싶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선천성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단적으로 후천적인 영향이라고 생각되었던 집중력과 같은 정신능력도 선천의 영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렇듯 그 절대적이지 않은 틈 속에서 후천적인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와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썩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다.(윌슨의 경우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간의 통섭을 이야기했지만, 내가 부족한 탓인지 이상하게도 사회과학 또한 자연과학의 영역 하에 이루어지므로 같이 생각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해가 돼서 나의 가치 속에서는 불편함이 남았다.) 하지만 매력에 대해서 배운 것들은 주로 선천의 영역인 듯하다. DNA의 자손번식과 종의 생존에 맞춰진 매커니즘일 뿐인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게 하는 내용들 위주였다.



매력이란

이것을 인정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나는 매력이라는 것이 크게 두가지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수업과 동영상에서 주로 다루어진 '연인으로서의' 매력,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매력.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남녀 사이에 연인 외에도 다양한 인간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우리는 누군가에게 더 끌림을 느끼기도 한다. 연애를 하고 싶다가 아니라 그냥 같이 있고 싶고, 같이 있으면 즐겁거나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그런 관계가 있다. 바로 그런 관계를 형성하는 그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매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떨 때 그런 매력을 느끼는가. 주로 외향적이고, 웃음이 많으며 밝고 매너가 좋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일 것이다. 행복해'보이고',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정리해보일 수 있겠다. 인간은 돈, 사랑, 권력, 명예 등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종국에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다. 기타의 가치들은 결국 자신의 행복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해'보이고', 행복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이다. 즉, 매력은 그 사람이 내게 행복을 줄 것이라 기대하게 만드는 심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결국 행복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고 주변에 모이는 사람이 많아 자신이 행복을 추구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에 반해 행복해 보이지 않는 사람은 본인이 어떤 상황이냐를 떠나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을 받을 것이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즉, 매력이 있는 사람은 외부충격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 한 매력을 더 갖춰갈 수 있다. '연인'으로서의 매력은 '사람'으로서의 매력을 기반으로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연애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애란 무엇일까. 또, 연애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의 연애는 결혼의 전 과정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상대를 고를 때 생식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신체를 가지고 있는가, 남성호르몬이 많을 것이라 기대되는 목소리/체형,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 경제적 기반)들을 고려하였다고 생각한다.



매력의 변화

물론, 지금도 그런 요소를 아예 고려하지는 않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유가 조금은 다를지도 모른다. 남녀를 무관하고 몸매가 좋은 사람과 연애를 하고픈 이유는 잠자리에서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이유일 수 있고, 아이를 잘 기를 수 있을 것이라기보다는 그 사람과 만나면서 경제적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데이트를 하고,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경제력을 갖춘 상대를 원할 수 있다. 나는 전자보다 후자가 좀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DNA의 명령의 따르기 보다 현실의 만족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근육질의 몸매를 갖춘 남성이 아닌 마른 체형이나 뚱뚱한 체형의 남성을 좋아하는 여성들이 있고, 경제력 있는 여성을 원하는 남성들이 있다. 충분한 경제력을 갖춘 여성이 경제력보단 외모만을 중시하여 연애할 남성을 찾는 사례도 있다.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실제 혼인율과 무관하게) 실제로 결혼을 한다고 해도 결혼을 하는 평균 나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연애에 주어지는 책임감이 줄어들고 있고, 연애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연애에 있어 번식을 해야 한다는 DNA의 명령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아직까지는 '연인'로서의 매력에는 성차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이 성차가 아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의식에 많은 영향을 받고 살아가며, 그것을 형성하는 것에 DNA의 영향이 분명이 존재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차보다 개인차에 주목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규정되어오고 있던 매력의 기준이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인 것이다. 매력에도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매력의 포스트모더니즘

'연인'로서의 매력에 대한 공통된 기준은 허물어지고 각 개인이 규정하는 기준으로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 혹자는 '사람'으로서의 매력을 이야기하며, 그 기준이 필요한 것은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연애를 하는데 '사람'으로서의 매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성격이 좀 좋지 않아도 잘생겼으니까/예쁘니까 연애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다. 외모가 별로지만 돈이 많으니까 연애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연애를 할 때 사람의 됨됨이는 아주 결정적인 요소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한 연애를 하고 싶다면 '사람'으로서의 매력을 갖춘 사람과 연애를 하는 것이, 또 본인 스스로 '사람'으로서의 매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한 관계는 한쪽 혹은 양쪽에게 폭력적인 관계일 수 있다(꼭 물리적인 폭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폭력도 있을 수 있다.)




#202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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