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 회복하는 사람으로 살 것이다

긴 여정 앞에서 두려움 대신 리듬을 선택하기

by 민진성 mola mola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

나는 한동안 “빨리 나아져야 한다”는 조급함에 시달렸다. 강렬한 스트레스와 외상이 만든 긴장 시스템을 단순한 휴식과 몇 번의 다짐으로 되돌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외상 회복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평생에 걸친 재학습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엔 이 사실이 무섭고 답답했지만 이제는 그 사실이 조금 위로가 된다.



회복은 직선이 아니라 나선이다

회복은 한 번에 완성되는 길이 아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흔들리고, 다시 괜찮아졌다가 또 무너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학습의 일부다. 뇌는 새로운 회로를 만들 때 반복해서 시험하고, 강화하고, 안정화한다. 마치 나선형 계단을 오르듯 같은 자리에 돌아온 것 같아도 조금씩 더 높은 곳에 서 있다.



평생 회복한다는 것의 의미

처음에는 “평생 회복해야 한다”는 말이 평생 아프다는 말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회복은 병과 싸우는 게 아니라 나를 다시 만드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안에 쌓여 있던 긴장, 두려움, 과잉 책임감을 하나씩 풀어내고 조금 더 편하게 숨 쉬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그 과정이 길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더 깊이 나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회복이 나를 더 넓힌다

나는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대신 “내 삶을 더 넓히자”는 생각을 한다. 회복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로 성장하는 길이다. 그 길에서 나는 더 부드럽게 사랑하고, 더 단단히 나를 지키고,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평생 회복하는 사람으로 살기

나는 더 이상 회복을 마감해야 하는 프로젝트로 보지 않는다. 회복은 내 삶의 리듬이고, 내가 나 자신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나는 평생 회복하는 사람으로 살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오히려 그 리듬 덕분에 나는 조금씩 더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생각번호20250915

이전 27화되돌리는 게 아니라 새로 배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