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리뷰#3] 감정의 정의는 비싸다

사적 제재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비용의 역설

by 민진성 mola mola

‘정의’라는 이름의 추가 비용

출소자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안전가옥을 마련하자, “왜 세금으로 범죄자를 지키냐”는 비난이 쏟아진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비난의 목소리 때문에 더 많은 세금이 든다. 사적 제재를 가하려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가는 ‘그들을 막기 위한 보호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정의가 죽었다”고 외치는 사람들 때문에 정의의 유지비가 오히려 늘어난다.



정의의 사유화가 초래하는 비용 구조

감정적 분노는 언제나 “국가가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다”는 불신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사적 제재는 정의의 공백을 메우지 않는다. 그건 정의의 사유화, 즉 “나의 분노가 공공의 정의를 대신할 수 있다”는 오만이다. 국가는 이런 개인적 복수의 연쇄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사적 제재는 정의를 실현하는 게 아니라, 정의의 관리비를 폭증시킨다.



감정은 도덕적 만족을, 제도는 사회적 지속성을 지향한다

사적 정의는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준다. 해치(〈베테랑2〉의 주인공)는 그런 감정의 대리자다. 그는 “정의는 죽었다”며 살인을 정당화하지만, 그 행위는 정의의 회복이 아니라 정의의 붕괴다. 왜냐하면, 감정은 순간의 만족을 주지만, 제도는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감정으로 움직이는 정의는 늘 새로운 피해자를 만든다. 그리고 그 피해를 관리하는 건 결국 세금이다.



사적 제재는 정의의 적이 아니라, 효율의 적이다

법의 절차는 느리다. 냉정하다. 때로는 불완전하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정의의 효율적 유지 메커니즘이다. 감정에 맡기면, 사회는 매 사건마다 폭발한다. 그 폭발을 수습하기 위해 경찰력, 행정력, 예산이 투입된다. 이것이 바로 ‘감정의 정의가 비싼 이유’다.



진짜 정의는 싸게 유지되는 평화다

좋은 사회는 정의를 복수의 쾌감으로 유지하지 않는다. 정의란 누군가를 죽이거나, 숨기거나, 분노로 재단하지 않아도 평화가 지속되는 상태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감정이 아니라 제도에 대한 신뢰 덕분이다. 그래서 진짜 정의는 언제나 싸게 유지된다. 감정이 끓지 않아도, 사회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때 — 그게 정의가 제 역할을 하는 순간이다.




#생각번호20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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