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죽음’에서 ‘출산’으로 이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요즘은 자연선택이 의미 없지 않나?” 굶어 죽을 일도 거의 없고, 병도 치료되고, 천적도 없으니까. 겉으로 보면 맞는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화의 언어로 보면, 이 말은 절반만 맞다. 자연선택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작동하는 위치가 바뀌었다.
굶어 죽고
병으로 죽고
천적에게 잡아먹히는 것
하지만 이것들은 수단일 뿐이다. 자연선택의 본질은 단 하나다. 다음 세대로 유전 정보가 넘어갔는가, 넘어가지 않았는가. 살아남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복제되었는지가 전부다.
의료 기술은 사망을 줄였고
복지와 치안은 생존률을 끌어올렸고
천적과 기근은 거의 사라졌다.
그 결과, 자연선택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필터의 위치를 옮겼다. “살아서 남느냐”에서 “아예 복제되지 않느냐”로.
과거
기근·질병·포식자
생존률
자연환경필터
지금
주거비·노동시간·교육 기간
출산률
사회 구조 필터
도시 구조, 노동시장, 성역할 규범, 커리어 경쟁, 주거비와 교육비 같은 요소들이 지금의 선택 압력이다.
거의 모두가 살아남지만
극단적으로 소수만이 번식한다.
이건 진화적으로 보면 역사상 가장 날카로운 선택 구조 중 하나다. 죽음이 줄어든 대신, 복제 차단이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다.
자연선택은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죽음에서 출산으로 이사했다. 우리는 지금, “누가 더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누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느냐”로 걸러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인류가 처음 겪는 형태의 자연선택이다.
#생각번호202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