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연대와 수직적 기도

결핍을 채우는 두 가지 경로

by 민진성 mola mola

인간의 결핍은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채워질 수 있다. 내가 부족한 것을 상대가 채워주고, 상대의 빈자리를 내가 메우는 상부상조는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질문이 생긴다. 왜 굳이 보이지 않는 신을 찾는가? 홀로 고립되어 자신의 소망을 읊조리는 기도는, 오히려 타인과의 연결을 차단하는 독선적인 행위가 아닌가?



수평적 연대의 한계와 '마르지 않는 샘'

우리는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살아가지만, 냉정하게 말해 인간의 자원은 유한하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지만, 내 안의 창고가 비어버리면 타인의 결핍을 돌볼 여유는 사라진다. 서로가 서로의 결핍에만 매달리는 수평적 연대는 때로 ‘공동의 고갈’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기도는 수직적 에너지 보충의 통로가 된다. 타인에게서 채우는 것이 ‘교환’이라면, 신에게 구하는 것은 ‘충전’이다. 스스로를 먼저 채워야 타인에게 나누어줄 여유도 생긴다는 논리다. 즉, 기도는 타인과의 관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줄 에너지를 근원에서 끌어오는 예비 공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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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우울과 27년의 트라우마 속에서, 회복을 기록합니다. 많이 애썼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애쓰지 않고 읽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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