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lamola Mar 06. 2020

해외 생활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를 아는 방법

런던과 이별하는 일 D-3

한참 한국에 돌아가야 하나 고민할 당시 구글에 '해외에 살고 나서 집에 돌아갈 때를 아는 법 (when to know it's time to go back home after living abroad)'라고 검색해본 적이 있다. 당시 나와 같은 고민을 같이 하고 있었던 사람도 없었거니와, 나누기 쉬운 고민도 아니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본 검색이었다. 그때, 운 좋게 Omar Moonis 씨가 쿼라(Quora)에  '해외 생활을 끝낼 때'에 관해 남긴 답변을 발견했고, 이 답변으로 인해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해외 생활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를 고민하고 있는 과거의 나와 같은 분들을 위해 Moonis 씨의 답변을 브런치에 공유해볼까 한다.




Q. 해외 생활 후 집에 돌아가야 될 때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저는  과정을 동그라미 닫기라고 부릅니다. 동그라미는 당신이 해외로 가기 위해 모국을 떠날 때 시작합니다. 당신은 새롭게 하는 모든 경험을 모국에서의 그것과 비교하죠. 당신은 모국에 대해서 자주 회상하지만, 오직 판단을 위한 기준으로써 회상할 뿐이며, 모국을 방문하기 위해 그다지 서두르지는 않습니다. 집에 방문할 때도 그 여정을 최대한 짧게 잡게 되죠. 모국은 당신의 과거에 속하게 되며, 미래를 보는 곳은 아니게 됩니다.


당신은 해외에서 신나고, 새로운 경험들을 획득하면서  여러 해를 보냅니다. 외국에서 당신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죠.  맨 처음에 집을 떠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습니다. 당신이 집에 다시 돌아갈 거라곤 상상하기 힘들죠.


그 후 어느 날, 당신은 모국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모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을 더 느끼기 위해 방문을 연장하게 되죠. 당신은 모국에서의 음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갈망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살고 있는 곳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하죠. 어쩌면 당신의 아이가 자신의 뿌리를 모르고 자랄까 봐 걱정하기도 합니다. 이제 모국만이 당신의 미래를 보는 곳이 됩니다. 


네, 동그라미의 끝에 도착하셨군요. 짐을 싸고 집에 돌아갈 때입니다.



원문 by Omar Moonis, 이미지 출처: Quora.com


 그는 해외에 거주하다가 모국에 돌아가는 과정을 동그라미에 비유한다. 동그라미의 시작점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끝점에 도달할 무렵에 느끼는 감정을 비교하면서, 당신의 미래를 보기 시작한 곳이 모국이 됐다면 돌아갈 때가 된 거라고 조언한다. 해외 살이 끝에 모국에 돌아가는 과정을  이보다 더 시처럼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 이는 영원히  동그라미를 닫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예정보다 더 빠르게 동그라미를 닫게 될 수도 있다. Moonis 씨가 남긴 조언에 대한 연장으로 내가 덧붙이고 싶은 말은 동그라미를 열고 닫는 것에  옳고 그른 선택은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인즉슨, '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연유로 패배감에 젖을 필요도 없으며, 해외에서의 삶을 영속하기로 했다고 해서 동그라미를 닫지 못했다는 찝찝함을 느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사는 것뿐이며, 해외에 거주하든 국내에 거주하던 간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위한 정직한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친구라는 선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