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웨일 The Whale

[병아리 인사이트]

by 어금니
정보

[개봉] 2022년 / 2023년

[감독] 대런 애로노프스키

[각본] 사무엘 D. 헌터 - 연극 <더 웨일> 희곡 원작

[배우]
브랜든 프레이저 - 찰리 역
세이디 싱크 - 엘리 역
홍 차우 - 리즈 역
타이 심킨스 - 토마스 역
서맨사 모턴 - 메리 역

[촬영] 매슈 리버티크

[편집] 앤드류 와이즈블럼

[음악] 롭 시몬센
음악이 분위기를 계속 끌고 간다. 스릴러 또는 공포 장르에 사용될 것 같은 긴장감과 중압감을 주는 음악이 전반에 깔린다. 긴장되고, 무겁고, 다음에 무언가 나올 것만 같은 두려움과 불안함을 갖고 보게 된다. 미간에 힘을 준 채..

[시놉시스]
272kg 거구의 온라인 작문 교수 찰리는 8년 전 게이 연인 때문에 가족을 버렸다. 그의 연인은 죽었고, 찰리는 17살 딸 엘리와 화해하려고 한다.


감상

[제목]

엘리가 8학년 때 쓴 모비딕 에세이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토마스의 입으로, 찰리의 입으로, 그리고 엘리의 입을 통해 나온다. 제목이 ‘더 웨일’인 만큼 계속해서 고래가 강조되는데, 이는 결국 바닷속에 은둔하는 한 마리의 고래와 같이 외부인과의 교류를 차단하고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거구의 찰리 모습과 연결된다. (‘더 웨일’이 고도비만을 지칭하는 비속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


[연기]

‘브랜든 프레이저는 CG 없이 실제로 몸에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한 것일까?’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봤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모든 행동과 손끝 하나하나까지 전부 272kg의 사람처럼 보일 수 없겠지. 땀 흘리는 것부터 그로 인해 옷이 젖는 모양새, 옷 위에 흘리고 묻는 음식들처럼 보이는 것부터, 가쁜 호흡, 힘겨운 움직임 등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찰리에게 있어서 그나마 순조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눈, 코, 입, 눈썹뿐. 희열과 고통, 절규, 애원, 너스레, 눈치 등 모든 감정을 얼굴에서 다 드러나도록 보여준다. 아주 섬세하다.


엘리 역의 세이디 싱크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하고 직선적으로 보이지만 어딘가 묘하게 불안하고 위태로운 소녀, 삐뚤어진 마음이 가시처럼 모든 세상을 찌르지만 정작 상처 나는 건 자신인 소녀의 모습이 잘 드러났다. 척하는 게 아니라 드러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낮은 목소리와 빠른 말투,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반응 빠른 몸, 찰리와 정 반대되는 모습이 대비되어 너무나 다르고 먼 두 사람의 사이가 더 잘 보였다. 마지막에 “아빠, 제발”이라고 흐느끼는 장면은 앞선 날카로운 모습과 대비되어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미어졌다. 마치 이 장면을 위해 두 시간을 날 세웠다고 생각될 만큼 임팩트와 울림이 있었다.


[메시지]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과 그로 인한 비극? 이단 종교에 대한 비난? 고통으로 얼룩진 한 남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 끝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결말? 사랑이 무엇이길래 찰리는 가족을 버렸을까. 신에 대한 사랑이 무엇이길래 앨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무엇이 엘리를 위험하고 위태로운 소녀로 만들었을까. 사랑이 대체 무엇이길래. 수많은 질문이 떠오르지만 결국 이 영화는, ‘고통을 주는 것도 사랑이지만 결국 구원하는 것도 사랑뿐이다’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진실에 대하여]

찰리는 온라인 강의에서 작문에 대해 계속해서 솔직함을 강조한다. 솔직함, 진실성이란 무엇일까.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중요하다고 하는 바로 그것.

연기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단어임에 틀림없다. 진실성. 진실이란 게 무엇일까. 솔직하다는 건 무엇일까. 진실되지 않은 순간이 있나? 나는 늘 연기에 진심이고, 늘 그 순간 살아있으려 노력한다. 내 인물에게 계속해서 다가가고 문을 두드리고 그에 동화되려 한다. 하지만 ‘진실되다’는 것이 그것만으로 다 느껴지나? 또 연기라는 것에 온전히 진실인 순간이 있을까? 정해진 약속이 있고, 다 알고 있음에도 몰랐던 것처럼 해야 하는 데, 그것이 진실일까. 그렇다면 연기에서 진실함이란 무엇일까…. 대체 무엇일까…

작품과 상황과 관계와 인물에 끊임없이 다가가는 분석과 순간을 진짜로 느끼며 자유롭게 행하는 것이 엮여서 아름답고 진실된 연기가 되는 거겠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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