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이 모든 걸 기적이라 부르기로 했어

[달콤쌉싸름 단상]

by 어금니

우리가 지금 이렇게 늦은 밤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웃는다는 건 분명 기적일 거야.

어쩌면 기적보다 더 기적 같은 순간일지도 모르지.

내가 너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 시간에 전화 같은 건 받지 않았을 거야. 새벽이란 건 오묘한 힘이 있는 시간이니까. 우리가 매일 밤 통화하는 사이가 되지 않았다면, 우리가 가까워지지 않았다면, 우리가 함께 힘든 시간을 즐겁게 이겨내지 않았다면, 내가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네가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우리가 과연 지금일 수 있었을까? 심지어 전화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인류가 생겨나지 않았다면, 지구가, 우주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끝도 없이 파고들 수 있는 기적의 순간들이 무수히 많이 연결된 끝에 지금 우리가 연결된 거야.


우리가 지금 무엇이든, 앞으로 어떻게 변하든, 난 이제 이 모든 걸 기적이라 부르기로 했어. 이 엄청나고도 소중한 기적에 감사하며,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를 온전히 사랑하기로.

사랑하고 있어, 아주 가득히.


심심하면 같이 놀자.

힘들면 나한테 기대.

얼마나 남은지 모르는 우리의 시간들이 빼곡히 즐겁도록, 내가 가지고 있는 사랑을 다 줄게.

그러니까, 오늘도 전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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