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없는 정답

[달콤쌉싸름 단상]

by 어금니

정답을 고르는 훈련을 받으며 자랐다. 국어문제를 풀어도 수학문제를 풀어도 정답이 있었다.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는 서술형조차도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과 맞지 않는 내용이 구분되어 점수가 매겨졌다.

그렇게 열심히 정답을 쫓아왔는데, 정작 세상에 나와보니 정답이 있는 문제는 거의 없었다. 정답은 없다고 보는 게 나았다.


그래서 헤맸다. 정답이 없는 문제들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 최선의 결과를 예상하고 선택해도 그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삶에서 만나는 문제들은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심지어 내가 고르지 않는 순간조차도. ‘정답은 없어, 내가 선택하는 게 답이야.’라는 멋진 답을 믿고 따르기엔 그간 습관처럼 자리 잡은 정답 찾기가 내 두 손과 온몸과 머리에 너무 진득하게 붙어있었다.

'이게 맞을까? 후회하지 않을까? 저걸 놓치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여기서 더 치명적인 건, 내가 날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내가 나라도 잘 안다면 나에게 가장 옳은 답이라도 손쉽게 찾았을 텐데, 그럼 그게 적어도 나에게는 정답이 되어주었을 텐데. 불행하게도 나에겐 아직 내가 열어보지 못한 내 마음속 문이 너무 많았다.


앨리스마냥 길을 잃어버린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다. 문을 두드려보고 열어보기.

그렇게 오늘도 나의 정답없는 정답찾기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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